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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그럼 누가 했겠어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신예준은 먼저 회의를 시작했다. 회의는 두 시간이나 지속되었다. 점심 무렵 서민규를 만났다.

서민규는 신예준을 보자 잠시 멈칫했다. 오늘따라 신예준의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최근 회사에 올 때마다 늘 어두운 표정이었는데, 오늘은 눈가에 미소가 서려 있었다. 서민규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별거 없어.”

“희서랑 관련된 거지? 어젯밤에 희서가 SNS에 올렸더라. 네가 자기를 돌봐줬다고 말이야. 희서는 여전히 한결같던데, 너만 옆에 있으면 항상 쉽게 만족하는 것 같아.”

신예준의 눈가에 서려 있던 미소가 점차 희미해졌다.

“어젯밤에 희서가 손을 다쳤어.”

“그렇구나. 의사 말로는 희서가 우울증이 있다고 하니까, 네가 신경 좀 써야 할 거야. 희서는 네 말밖에 듣지 않잖아. 내가 전화해도 제대로 대답도 안 하더라고. 전부 네가 너무 애지중지했기 때문이야.”

서민규가 매번 조희서를 언급할 때마다 신예준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신예준은 그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서민규의 기분도 좋아 보였다.

“여자 생겼어?”

서민규는 바짝 긴장하며 잠시 당황했다. 곧 강민지와 드라이브를 하러 갈 생각에 너무 들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심결에 자신의 기분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었다.“아니야.”

“회사 사람이야?”

신예준은 담담한 목소리로 물으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서민규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문득 강민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은 너무 겁이 많고 배짱이 없어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계속 신예준에게 눌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용기가 갑자기 폭발했다.

“아니,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야. 그쪽에서 고민 중이거든.”

“어디까지 갔어? 손은 잡았어?”

“응.”

“손도 잡았는데 사귀지 않았다니, 혹시 널 갖고 노는 거 아니야?”

신예준은 서민규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기 때문에 그가 여자를 대하는 태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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