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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유기견을 챙기는 듯한 태도

“좋아요. 민지 씨가 와 준다면 나야 좋죠!”

서민규는 이 말을 반복하며 뜨거운 시선으로 강민지를 바라보았다.

“신예준한테 들킬까 봐 두렵지 않아요?”

“민지 씨.”

서민규의 눈빛은 더욱 결연해졌다. 아름다운 여자의 품에서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솔직히 말할까요? 민지 씨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예준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강민지는 말없이 서서히 입꼬리를 올렸다. 신예준은 아마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친구가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줄은. 게다가 그 여자가 신예준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 여자라니. 강민지는 웃음이 났다.

서민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손을 들어 천천히 그녀의 머리 위에 얹었다. 강민지의 머리카락은 정말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완벽했다. 그러니 신예준이 한 번 잠자리를 가지고 잊지 못할 만했다.

서민규는 예전에는 신예준을 그리 심하게 질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민지가 신예준의 곁에 나타난 이후 그 질투는 마치 광란의 잡초처럼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났다.

서민규는 멍청하지 않았다. 강민지가 무슨 의도로 자신에게 접근했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그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다.

예전에 BK사에서 일할 때 서민규는 멀리서 강민지를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성혜인의 곁에 서 있었고 눈빛은 환하게 빛났다.

강민지의 존재는 태양처럼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 순간 자신이 그녀 같은 여자를 평생 만나볼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고개를 숙이며 피할 뿐이었다.

사실 그보다 훨씬 전에도 강민지를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도 굴욕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팀장은 서민규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기 좋아했고 그의 학력을 비하하며 조롱하곤 했다. 그날도 그는 술에 완전히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상사와 동료들은 계단 위에서 그를 비웃었다.

“저 자식은 평생 저기 들어갈 자격도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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