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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키스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요. 정말 너무 지나치죠. 하지만 내가 뭘 어쩌겠어요.”

강민지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서민규는 강민지의 입장에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만약 자신이 강민지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 감옥에 갇혀 있는 강상원은 신예준의 합의서가 꼭 필요했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강상원이 얼마나 더 그 안에 있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서민규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운전했다. 새로 생긴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차에서 내려 길을 확인했다. 얼마 전 내린 눈 때문에 땅이 조금 젖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오전 내내 쨍쨍하게 내리쬔 햇살 덕분에 지금은 이미 마른 상태였다.

“민지 씨, 내려오세요.”

강민지는 하이힐을 신고 공원 바닥에 발을 디디며 잠시 새 공원을 둘러봤다. 여기가 개발된다는 소식을 미처 알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꽤 잘 꾸며져 있어서 놀라웠다.

서민규는 앞장서서 걸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마다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15분쯤 걷다가 강민지는 지친 듯 공원 한쪽 벤치에 앉으며 말했다.

“목말라요.”

서민규는 근처를 둘러보더니 재빨리 말했다.

“내가 가서 물 사 올게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지도를 켜서 근처에 매점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강민지는 그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눈가에 약간의 비웃음이 서렸다.

진심은 짓밟히고 가식은 오히려 칭송받는 상황이 어쩐지 얄궂었다.

입가에 서린 비웃음은 점점 더 짙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눈가가 뜨거워지며 왠지 모르게 울고 싶었다.

강민지는 손을 들어 눈을 비빈 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을 보니 울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20분 후 서민규가 돌아왔다. 손에는 물이 몇 병 들어 있는 봉투를 들고 있었다. 아마도 가격이 비싼 순서대로 물을 산 것 같았다. 비록 이런 매점에서 파는 물이 비싸 봐야 3천 원 정도겠지만 말이다.

강민지는 물 한 병을 집어 들고 병뚜껑을 열려 했다. 그러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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