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씨네 형제들은 그녀를 아주 특별하게 대해주고 있었다. 이번에도 먼 곳에서 이렇게 달려왔으니 평소라면 응당 단세혁은 그녀에게 쉬라면서 나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평소와 달리 그녀에게 먹을 것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비록 단유혁도 같이 보냈지만, 강하랑은 분명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방금 단유혁과 함께 문밖에서 듣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단세혁이 왜 그녀를 내보낸 것인지에 대해선...강하랑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안색은 살짝 어두워져 있었다.“막내, 왜 그래?”단유혁도 걸음을
“이... 분은?”유준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하랑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고 유준규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단세혁을 보았다.단세혁도 예상 못 했는지 입을 열려던 순간 강하랑은 이미 유준규를 향해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다.“전 강하랑이라고 해요. 성세혁은 제 오빠예요.”그녀는 손에 노트북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인사를 이어가기 전에 강하랑은 노트북을 열어 영상 하나를 유준규에게 보여주었다.“저도 제 행동이 실례란 걸 알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선 사과드릴게요. 하지만 우리 오빠가 촬영장에서 그런 사고를 당했는데 이렇게
유준규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엄숙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강하랑 씨, 강하랑 씨에겐 어떤 대책이 있죠?”“일단은 기다리는 것뿐이에요!”단세혁이 다쳤다는 소식은 아직 아무 곳에서도 알지 못했다. 촬영팀뿐만 아니라 병원 쪽에서도 비밀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어나가지 않았다.주연을 바꾸는 것도 제작팀과 감독이 오늘에 결정한 일이었다. 그리고 상대는 분명 단세혁을 노리고 저지른 범행이었기에 만약 단세혁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 그 뒤의 배후는 다른 방법으로 또 해치려 할 것이었다.그랬기에 일단은 가만히 지켜
「언니, 잘 지냈어? 그동안 문자도 못 받아 본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문자를 보내. 아 참, 나랑 유성이 결혼식 날짜를 이미 정했어. 혹시 그날에 시간이 되면 우리 결혼식에 참석해줄래?」이 문자를 본 강하랑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세웠고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렸다.강세미가 연유성의 전아내였던 그녀에게 결혼식 초대한 것은 그렇다 쳐도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어디서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초대를 하고 있었다. 더 기분 나쁘게 말이다.답장하기도 귀찮았던 강하랑은 강세미의 계정을 차단하려고 했지만, 또 하나의 문자가 도착했다.
“퉤, 퉤퉤! 우리 성 배우님한테 그런 재수 없는 소릴 하지 마요! 우리 성 배우님은 아주 잘 계시다고요. 절대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아 참, 그 얘기 들었어요? 성 배우님 저번에 물에 빠지게 된 게 사고가 아니래요. 누군가 일부러 물속에서 잡아당겼다고 했어요. 다만 성 배우님이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살짝 뇌진탕에 걸려서 그날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촬영장으로 다시 복귀한 것도 촬영을 이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순간을 제대로 떠올려 보려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라고 들었어요!”
하늘에 어둠이 드리워졌다.무영산 촬영장엔 밝은 조명이 하나둘씩 켜졌다.장군역을 맡은 배우들은 갑옷 의상을 입은 채 높게 솟은 나무 아래서 횃불을 들고 있었고 은은한 횃불 불빛이 그들의 얼굴을 비추었다.그리고 반대로 맞은 편엔 촬영 조명이 밝게 켜져 있었다.시멘트와 기와로 지어진 현대 느낌이 물씬 나는 건물 주위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맡은 임무를 척척 해내고 있었다.강하랑은 카메라 뒤에 서서 자신의 오빠인 ‘성세혁'을 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웃음을 짓더니 감탄을 했다.“감독님, 이 촬영 구도를 좀 보세요. 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며 폭포가 있는 쪽으로 가려 했지만, 귀에 들려오는 유준규와 촬영장에 온 지 일주일도 안 되는 성세혁 동생 강하랑이 나누는 얘기에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사실 강하랑은 톱스타인 성세혁의 동생이란 이유로 유준규와 친해진 것이 아니었다.촬영 현장에서 제공되는 밥은 정말로 맛이 없었고 촬영장 위치가 산꼭대기에 있었던 터라 모든 사람이 직원 전용 식당에 가거나 방으로 돌아가 알아서 라면을 끓여 먹는 수밖에 없었다.그랬기에 하는 수 없이 강하랑이 직접 요리를 했다.그녀는 박씨 가문에서 요리
달빛에 반사되어 날카로운 빛을 뿜고 있는 칼이 강하랑의 목에 드리워졌고 주위에선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하랑은 입술을 틀어 문 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그녀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도망을 치고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보면서 그녀에게 달려오고 있었다.제일 먼저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형체는 단유혁이었다. 평소에도 냉정했던 얼굴은 한없이 차갑게 일그러져 있었고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었다.“사랑이를 놔줘!”“거기 멈춰 서!”강하랑은 목에서부터 가벼운 고통을 느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