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간 한주시의 경제 발전 상황은 아주 좋았다. 그래서 어떤 사업가는 무영산 산꼭대기 즈음에 피서할 만한 산장을 만들었고 산길에 아스팔트 길도 많이 생겨 차가 다녀도 되었다. 그 덕에 강하랑도 그 길을 넘을 수 있었고 더는 예전처럼 80%의 확률로 교통사고가 날 정도도 아니었다.강하랑과 두 사람은 그 아스팔트 길을 선택한 것도 사실은 안성시로 넘어갈 수 있는 빠른 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세혁이 입원해 있는 병원도 안성시에 있었다.4시간이 지난 후 세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했다.강하랑은 마음이 점점 더 조급해졌다. 이
그의 말에 단이혁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해?”단세혁은 고개를 저었다.“구체적인 상황은 잘 기억 안 나요. 하지만 제가 입었던 안전 장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신해요. 게다가 폭포에 휩쓸릴 때도 누군가가 밑에서 절 잡아당기고 있었거든요.”그는 머리를 다쳤을 뿐만 아니라 폐에도 물이 들어갔으니 의사는 가벼운 뇌진탕이라고 진단을 내렸고 기억이 혼란스러운 것도 흔한 증상이었다.그랬기에 물에 빠졌을 때 근처에 몇 명이 있었는지, 누가 더 가까이 있었는지, 사고가 언제 일어났는지도
단씨네 형제들은 그녀를 아주 특별하게 대해주고 있었다. 이번에도 먼 곳에서 이렇게 달려왔으니 평소라면 응당 단세혁은 그녀에게 쉬라면서 나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평소와 달리 그녀에게 먹을 것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비록 단유혁도 같이 보냈지만, 강하랑은 분명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방금 단유혁과 함께 문밖에서 듣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단세혁이 왜 그녀를 내보낸 것인지에 대해선...강하랑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안색은 살짝 어두워져 있었다.“막내, 왜 그래?”단유혁도 걸음을
“이... 분은?”유준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하랑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고 유준규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단세혁을 보았다.단세혁도 예상 못 했는지 입을 열려던 순간 강하랑은 이미 유준규를 향해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다.“전 강하랑이라고 해요. 성세혁은 제 오빠예요.”그녀는 손에 노트북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인사를 이어가기 전에 강하랑은 노트북을 열어 영상 하나를 유준규에게 보여주었다.“저도 제 행동이 실례란 걸 알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선 사과드릴게요. 하지만 우리 오빠가 촬영장에서 그런 사고를 당했는데 이렇게
유준규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엄숙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강하랑 씨, 강하랑 씨에겐 어떤 대책이 있죠?”“일단은 기다리는 것뿐이에요!”단세혁이 다쳤다는 소식은 아직 아무 곳에서도 알지 못했다. 촬영팀뿐만 아니라 병원 쪽에서도 비밀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어나가지 않았다.주연을 바꾸는 것도 제작팀과 감독이 오늘에 결정한 일이었다. 그리고 상대는 분명 단세혁을 노리고 저지른 범행이었기에 만약 단세혁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 그 뒤의 배후는 다른 방법으로 또 해치려 할 것이었다.그랬기에 일단은 가만히 지켜
「언니, 잘 지냈어? 그동안 문자도 못 받아 본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문자를 보내. 아 참, 나랑 유성이 결혼식 날짜를 이미 정했어. 혹시 그날에 시간이 되면 우리 결혼식에 참석해줄래?」이 문자를 본 강하랑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세웠고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렸다.강세미가 연유성의 전아내였던 그녀에게 결혼식 초대한 것은 그렇다 쳐도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어디서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초대를 하고 있었다. 더 기분 나쁘게 말이다.답장하기도 귀찮았던 강하랑은 강세미의 계정을 차단하려고 했지만, 또 하나의 문자가 도착했다.
“퉤, 퉤퉤! 우리 성 배우님한테 그런 재수 없는 소릴 하지 마요! 우리 성 배우님은 아주 잘 계시다고요. 절대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아 참, 그 얘기 들었어요? 성 배우님 저번에 물에 빠지게 된 게 사고가 아니래요. 누군가 일부러 물속에서 잡아당겼다고 했어요. 다만 성 배우님이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살짝 뇌진탕에 걸려서 그날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촬영장으로 다시 복귀한 것도 촬영을 이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순간을 제대로 떠올려 보려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라고 들었어요!”
하늘에 어둠이 드리워졌다.무영산 촬영장엔 밝은 조명이 하나둘씩 켜졌다.장군역을 맡은 배우들은 갑옷 의상을 입은 채 높게 솟은 나무 아래서 횃불을 들고 있었고 은은한 횃불 불빛이 그들의 얼굴을 비추었다.그리고 반대로 맞은 편엔 촬영 조명이 밝게 켜져 있었다.시멘트와 기와로 지어진 현대 느낌이 물씬 나는 건물 주위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맡은 임무를 척척 해내고 있었다.강하랑은 카메라 뒤에 서서 자신의 오빠인 ‘성세혁'을 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웃음을 짓더니 감탄을 했다.“감독님, 이 촬영 구도를 좀 보세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