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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윤혜인은 눈을 의심했다. 이준혁은 지금 국내에서 재활 중이라 여기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재활 훈련을 한 달 동안 더 받아야 했다. 그래도 다 낳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리고 그 뒤로도 몇 달간 조심하면서 힘이 들어가는 일은 무조건 피해야 했다.

“뭘 그렇게 봐?”

배남준은 윤혜인이 한곳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이렇게 물었다.

윤혜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왜 다른 사람을 이준혁으로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깊이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요즘 엄마 일로 정신이 없어서 그를 떠올릴 새가 거의 없었다. 좋은 징조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누군가를 천천히 잊는다는 게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프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길을 거닐다가 비슷한 그림자를 보고 심장이 저릿해질 수는 있다.

식당에 도착하니 윤혜인의 얼굴에 땀이 맺혔다. 배남준은 친절하게 손수건을 건네며 땀을 닦으라고 하더니 자리에 앉아 메뉴를 주문했다. 거의 해산물이었다.

배남준은 윤혜인이 해산물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 북안도는 해산물 자원이 풍부했지만 윤혜인은 임신한 관계로 혹시나 아이에게 영향 줄까 봐 늘 조금씩만 먹었다.

하지만 오늘 주문한 해산물은 배남준이 다 계산해서 주문한 것이라 임산부도 적정량을 지켜서 먹으면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었다.

윤혜인은 배남준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시름 놓고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껍질이 있는 해산물은 까기가 번거로웠다. 배남준이 윤혜인에게 새우 몇 개를 까주더니 다른 것들도 골라서 윤혜인에게 집어줬다. 이내 윤혜인의 앞접시는 먹기 좋게 까놓은 해산물로 가득했다.

윤혜인은 약간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오빠, 오빠도 먹어요. 난 이거면 됐어요.”

배남준은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껍질을 까서는 윤혜인의 앞접시에 쌓아 올렸다.

“오늘은 많이 먹어도 돼. 산후조리 들어가면 아무것도 못 먹는다.”

윤혜인의 예정일은 아직 2주 정도 남아 있었다. 요즘 제일 큰 고민거리라면 바로 윤혜인이 예정일을 맞아 국내로 들어가는 게 걱정되었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국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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