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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인간관계가 엉망이군

백아영은 오후 내내 사이버 여론을 주시했는데, 역시 뻔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영상의 열기가 뜨거워지자 잠시도 쉬지 않고 라이브 방송을 시작해 눈물 콧물 짜내며 정민아의 태도가 얼마나 얄밉고 고약했는지 하소연했다.

“그 여자는 줄곧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우리를 쌀쌀맞게 대했어요. 내일이 결혼식인데, 웨딩드레스가 이렇게 돼서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을 연기해야 하는데 호텔, 웨딩 서비스, 하객의 숙박과 비행기표 등 손실을 합하면 2,000만 원에 육박합니다.”

“우리가 많이 요구한 것도 아니고 그저 가게 규칙에 따라 배상하라고 했더니 그 여자는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직접 쫓아냈습니다. 착한 우리 며느리가 가게를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기성품으로 바꿔 달라고 하는데도 정씨 디자이너는 동의하지 않았어요.”

말을 마친 중년 여인이 옆에 있는 이가림을 쿡쿡 찌르자, 그녀는 즉시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에는 문을 나서는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는데, 이렇게 큰 문제가 생겨서 길시를 놓쳤으니 앞으로 결혼생활이 순조롭지 않을지도...”

그녀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은 이 가게와 이 디자이너를 피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는 바입니다.”

그녀는 작업실의 주소와 정민아의 사진을 공개했다. 누리꾼들은 마음이 고약하고 무책임하고 고객에게 큰 피해를 줬다며 정민아를 욕했다.

인터넷에서 네티즌과 입씨름을 벌이던 백아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쇼를 관람하는 정민아를 보고 놀랐다.

“언니는 화도 나지 않아요?”

입장을 바꿔서 그녀가 이렇게 욕을 먹었다면 케이블을 타고 기어가서라도 개소리를 지껄이는 사람들의 대갈통을 부숴버렸을 것이다.

정민아가 중얼거렸다.

“이보다 더 듣기 거북한 말도 들어봤어.”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백아영은 듣지 못했다.

“뭐라고요?”

“퇴근해.”

정민아는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

“좀 더 늦으면 가지 못할 거야.”

옆 거리의 길가에 세워둔 차로 향하던 그녀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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