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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네가 무슨 자격으로 자유를 얻어?

이 말이 끝나자 거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정민아는 눈을 내리깔고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

“정선아는 너에게 어울리지 않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겠으면 쿠팡에서 여자친구를 사 줄게.”

“...”

이 말을 들은 고연우는 쓴웃음을 짓더니 비꼬는 듯한 눈빛으로 정민아의 얼굴을 훑었다.

“네 덕분에 나는 이제 여자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어.”

“남자도 있어.”

목소리가 맑고 시원해서 듣기 좋았지만 하는 말은 이가 갈릴 정도로 미웠다.

“그래서 나한테 남자를 사주겠다는 거야?”

고연우의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은 그냥 차가운 표정보다 더 섬뜩했다. 그는 더 이상 정민아와 말을 섞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정민아는 초점 잃은 눈빛으로 불어버린 면을 바라보았다.

“고연우, 이혼하면 좋지 않아? 이혼하면 너랑 나 모두 자유를 얻게 되잖아.”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지극히 웃긴 얘기를 들은 것처럼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자유를 얻는다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는 눈에 비꼬는 기색이 가득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해치고 그렇게 많은 부도덕한 일을 저지른 네가 무슨 자격으로 자유를 얻어?”

“...”

“사모님.”

송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한 그릇 더 끓여드릴까요?”

정신을 차린 정민아는 그제야 고연우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일어섰다.

“아니요.”

그녀의 외롭고 가냘픈 뒷모습을 보면서 송씨 아주머니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사모님, 대표님과 무슨 오해가 있는지 모르지만 사모님이 절대 사람을 해치지 않았을 거라고 믿습니다. 대표님이 오해하고 계신다면 분명하게 설명하세요.”

“오해 아니에요.”

고개를 돌린 정민아의 눈에 웃음기가 있었지만 기쁨에서 나오는 그런 웃음이 아니었다. 송씨 아주머니는 이게 어떤 종류의 웃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슬펐다.

“제가 정말 많은 사람을 해쳤어요.”

...

월요일에 정민아는 얼굴의 상처가 다 낫지 않았지만 여전히 작업실로 나갔다. 백아영이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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