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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내가 먹던 거야

고연우는 그녀를 힐끗 봤는데, 그 눈빛은 마치 멍청한 바보를 보는 것 같이 속눈썹마저 경멸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건너서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정민아는 아래층에 내려와서야 송씨 아주머니가 면을 두 그릇 끓였다는 것을 알았다. 고연우는 벌써 젓가락을 들고 먹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자리로 가서 앉았다.

위에 노릇노릇한 계란후라이와 잘게 다져서 볶은 고기, 파릇파릇 싱싱한 야채를 얹고 그 위에 송송 썬 쪽파를 뿌린 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고, 한 젓가락 집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맛있는 냄새가 확 풍겼다.

그녀는 면이 뜨거워 무심하게 집었다 놓았다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초점 없는 시선으로 주방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마지막에 고연우를 바라보았다.

“밥 안 먹었어?”

“응.”

“정선아를 좋아해?”

고연우네는 몇 년 전에 그 마을에서 이사 갔고 두 집은 같은 방향도 아니다. 고연우가 오늘 그렇게 때마침 나타난 것은 정선아의 작간이 틀림없다.

면을 먹고 있던 고연우는 멈칫하더니 그녀를 쳐다보았다.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내뱉은 말은 매우 듣기 거북했다.

“집 나간 정신이 아직 안 돌아왔어?”

정민아는 그를 바라보면서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을 바라볼 때 눈꼬리를 내리는 습관이 있는데, 이목구비가 또렷하지만 약간 염세적인 얼굴로 그렇게 보고 있으면 세상을 우습게 보는 듯한 압박감을 주었다.

그녀의 시선에 밥맛이 떨어진 고연우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부모님이 뭔가 가져다드리라고 해서 갔어. 공교롭게 도착하자마자 네가 악랄하게 날뛰는 모습을 보게 된 거야.”

말투는 덤덤했지만 눈가에 감도는 비꼬는 기색에서 경멸의 뜻이 남김없이 드러났다.

정민아는 그제야 고개를 숙이고 면을 먹었다. 그녀는 먹는 속도가 빨랐지만 소리는 별로 나지 않았다. 면 한 그릇은 이내 바닥이 났고, 더 이상 건져지는 것이 없을 때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휴지로 입을 닦더니 절반 넘게 남은 고연우의 면에 시선을 돌렸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배 안 불렀어?”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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