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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사람을 때린 네가 억울해?

정민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손을 뺀 후 그를 건너서 가버렸다.

밖으로 나오니 거리는 시끌벅적했다. 대부분 식사가 끝나고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편안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함께 걷고 있었다. 도로에 줄지어 달리는 차들과 거리를 온통 채운 네온사인이 이 도시의 번화함을 부각시켰다.

그녀는 처음 정씨 저택에 왔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다. 정철진과 주소월이 직접 그녀가 있는 작은 도시로 데리러 왔고, 여기 도착했을 때 딱 이 시간이었다. 처음 대도시에 온 그녀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정씨 저택의 문이 눈앞에서 천천히 열렸고, 안에서 소년 소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가장 유행되는 신상 옷으로 화려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색이 바래고 늘어난 데다 키가 크면서 소매와 바짓가랑이가 짧아진 옷을 입고 있었고, 밖으로 드러난 팔다리는 뼈만 앙상해 초라하고 꾀죄죄했다. 그녀는 그 집, 그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선아야, 언니야. 우리가 새로 입양한 아이.”

정민아는 나중에야 이 잠깐의 멈춤이 그녀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민아를 데려오기 전에 부모님은 이미 정선아에게 이를 이야기했다. 정선아가 이 일 때문에 친구들 앞에서 많이 울었기에 그녀가 들어섰을 때 애들은 하나같이 배척과 경멸의 시선을 보내왔다.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에 정민아는 사람들의 안 좋은 시선에 특히 민감했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그녀는 그들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았다.

그 후에 겪은 일들은 그녀의 직감이 맞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마당 뒤편에는 빈 벽이 있었는데, 평소에는 아무도 가지 않던 곳이었다. 정민아가 오고 나서 그 벽은 온갖 욕설로 도배됐다.

[오늘 똥개를 보았니?]

맨 위에 있는 큼지막한 제목이다.

[똥개는 바람기가 있는 천한 여자다.]

[오늘 내가 똥개에게 구정물을 끼얹었더니 화를 냈어. 하하하! 그 옷은 우리 증조할머니가 봐도 촌스럽다고 싫어해. 시골 촌뜨기나 보물로 여기는 거지. 웩!]

[천한 년이 감히 내 남자친구를 유혹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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