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50화 사람을 죽여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아

정민아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어떻게 헛소문이야? 네 입으로 말한 거 아니었어? 나는 그대로 옮겼을 뿐인데.”

“언니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홧김에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거야. 어떻게 그런 오해를 할 수 있어?”

가련한 척하는 것이 정선아의 특기다. 어쨌든 어릴 때부터 수련한 기술이라 아주 대단하다. 10대의 정민아는 그것 때문에 몇 번 손해를 봤는지 모른다.

비참하고 어두웠던 과거를 다시 떠올린 정민아는 마음속에 걷잡을 수 없는 악한 기운이 솟구쳤다. 그녀는 정선아에게 다가가 섬뜩하게 웃었다.

“그래, 난 네가 싫어. 그러니까 동생아, 조심해. 언제 기분이 안 좋으면 너를 죽여 흥을 돋우고 싶을지도 몰라.”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순진한 표정으로 악담을 퍼부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주자면, 내가 사람을 죽여도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아.”

그녀의 미친 듯한 모습에 놀라서 벌벌 떨던 정선아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말도 안 되는 사이다극을 보고 독이 올랐네. 사람을 죽이고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것만 아니면...”

그녀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눈에 점차 질겁하고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감돌았다.

정민아가 유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추측을 확인시켜 주었다.

“맞아. 네가 생각하는 그거.”

정선아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그녀와 거리를 유지했다.

“연우 오빠는 알아?”

“몰라. 하지만 네가 알려줘도 돼. 화내지 않을게.”

정선아는 즉시 가려고 했다. 한시라도 빨리 고자질하러 가려는 모양이다. 정민아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물건 놓고 가.”

“무슨 물건?”

“녹음펜.”

정선아는 표정이 살짝 부자연스러웠다.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아까 그 울먹이는 표정이 설마 나한테 보여준 건 아니겠지.”

정민아는 순식간에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백아영 씨, 옷을 벗겨봐.”

백아영은 가게의 유일한 직원이다. 주로 방문자 정보 등록, 후기 의견 수렴, 조수 역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