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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잘 생겨서

“나는 좋게 만나서 좋게 헤어지고 싶은데 네가 동의하지 않으니 나가게 할 수밖에 없잖아. 나는 기다릴 수 있어.”

장기간의 별거도 이혼 사유로 재판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다.

정민아의 치켜뜬 눈에서 고약하고 매정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고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욕실에서 피어오르는 김과 흐르는 물소리는 졸음을 불러왔다. 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귀찮다는 듯 남자를 쫓아내려 했다. 남자는 갑자기 웃더니 그녀의 지나치게 흰 얼굴을 주시하며 장난치는 말투로 물었다.

“정민아, 겨우 2년이 지났는데, 너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옛 추억이 생각난 고연우는 얼굴에 비아냥대는 기색이 가득했다.

“좋게 만나? 무슨 낯으로 이런 말을 하지? 그때 나와 결혼하려고 온갖 궁리를 짜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잖아. 그래 놓고 지금 이혼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꼭 들어줘야 해?”

정민아는 그의 눈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보았다. 결혼한 후 고연우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침대 위에서 하는 그 일도 대부분 정민아가 주도했다. 그가 이렇게 많은 말을 한 것도 처음이다.

정민아는 일부러 그를 자극했다. 그녀는 젖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쿡쿡 찌르며 극히 유혹적이고 애매한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내 곁을 떠나기 싫어?”

남자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의 손을 자기 몸에서 떼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누구나 다 알아.”

쾅! 고연우가 나가고 욕실 문이 닫혔다. 목욕할 기분이 없는 정민아는 허공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충 씻고 나왔다.

고연우는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그의 이목구비가 희미해졌다. 공기 중에 가득한 담배 냄새를 맡으며 정민아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고연우, 방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

남자는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가 끝내 요정과 같은 예쁜 껍질을 벗어버리고 가장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니 훨씬 보기 좋다.

고연우는 그녀의 얼굴에 대고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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