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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여보, 날 협박해

...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온 정민아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그녀는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 눈살을 살짝 찡그렸다.

전에도 이 몇 명이 똑같이 낡고 더러운 골목길에서 정민아의 앞을 가로막고 거들먹거리며 비웃은 적이 있었다.

“너 같이 근본도 없는 애가 감히 우리 착한 선아를 괴롭혀? 난 정말 진씨 가문에서 무슨 생각으로 너를 입양했는지 모르겠어.”

“하하하, 남들보다 뛰어난 구석이 있었나 봐, 안 그래? 양아버지를 남자로 보고 꼬셨을 수도 있잖아.”

그들의 입에서 나온 온갖 더러운 말들이 정민아의 새로운 삶에 대한 부푼 기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아버렸다.

정민아가 벽에 기대어 고개를 떨군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그들은 그녀가 두려움에 떠는 줄 알고 욕을 내뱉다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손찌검까지 하기 시작했다.

정민아는 혼자 힘으로 그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을 거로 판단하고 정신력 하나만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영양실조로 많이 여윈 상태였던 그녀는 얼마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 틈을 타, 정민아한테 맞아서 바닥에 넘어졌던 여자가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발로 그녀의 얼굴을 세게 밟으면서 말했다.

“정씨 가문에서 널 입양했다고 네가 정말 그 집 식구가 된 줄 알아? 내가 지금 여기서 널 죽인다고 해도 그 집식구들은 날 추궁하지도 않을 거야.”

“연우 도련님과 혼인신고를 했다고 해서 그의 아내가 됐다는 착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정민아는 데자뷔 같았던 옛 기억에서 빠져나와 양손으로 팔짱을 끼면서 짙은 화장의 한 여자를 째려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난 한 번도 어디 가서 내가 고연우의 아내라고 말한 적 없어. 그렇다면 네가 그 사람 아내야, 아니면 정선아?”

“연우 도련님은 너한테 전혀 관심 없어, 체면이라도 지키고 싶으면 더 비참해지기 전에 그한테서 떨어져.”

정민아는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말에도 전혀 자극을 받지 않고 무덤덤하게 답했다.

“난 체면 따위 필요 없어.”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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