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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반 시간 내내 울다

점심을 먹은 후 신은지와 오붓하게 쇼핑을 즐기려던 강혜정의 계획은 박태준의 한마디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어머니, 오늘같이 소중한 날에 나한테서 은지를 뺏어가면 어떡해요! 오늘은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놔주면 안 될까요?”

강혜정은 섭섭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박태준에게 말했다.

“그래, 네가 이겼어! 너한테서 은지를 뺏지 않을 테니까 재미있는 시간 보내!”

강혜정은 신은지의 팔짱을 끼고 있던 손을 풀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혼인신고도 했는데 이제 결혼식 날짜도 빨리 정해야지. 무당한테 날을 받는다고 한때가 언제인데 왜 아직도 소식이 없어? 대체 얼마나 좋은 날짜를 받아오려고 이렇게 뜸 들이는 거야!”

그녀는 박태준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내뱉고는 박용선의 팔짱을 끼고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이어 차에 탄 그녀는 인스타 스토리에 우리 예쁜 며느리라는 문구와 함께 신은지의 사진과 혼인신고서 사진을 올렸다.

몇 분 후, 강혜정의 휴대폰은 불이 날 정도로 울렸고 신은지의 존재에 대해서 모르는 그녀의 지인들은 비꼬는 억양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태준이한테 여자 친구가 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혼인신고를 했어요? 모임에서도 못 본 얼굴인데 어느 가문의 딸이에요? 하긴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은 달라서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한다는 핑계로 어른들이 소개해 주는 사람은 만나려고 하지 않잖아요. 물론 태준이 정도의 능력으로는 소개가 없어도 주위에 여자가 많으니까요.」

평소 각종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꺼리는 신은지였기에 모여서 수다를 떠는 것이 전부인 부잣집 사모님들이 그녀를 모르는 것은 몹시 놀랄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강혜정은 정확히 누군지도 모르고, 각별한 관계도 아닌 지인들이 신은지를 하찮게 생각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똑같이 비꼬는 말투로 답장을 보냈다.

「우리 며느리가 중요한 파트너사들이 주최하는 업무 관련 세미나와 연회에만 가끔 참석하고 시끌벅적하기만 하고 쓸모없는 모임은 참석하기를 꺼려서 말이죠. 충분히 모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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