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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진작에 애정이 변했다

박태준은 3년 전 신은지와 결혼했던 동안 그가 언제 집에 들어왔고 그녀에게 어떤 말들을 했었는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묘했다.

게다가 신은지가 일기장에 그가 그녀와 함께 혼잡한 지하 복싱장에 있는 고리대금업자를 찾아가 그녀의 빚을 갚아주던 모습이 빛날 멋있었다고 쓴 것을 보고 기분이 날아갈 듯이 기뻤다.

한편, 신은지는 오래전 놀이공원에서 울었던 것을 다시 회상하면서 박태준에게 투덜댔다.

“너 바보야? 한밤중에 자지도 않고 내가 우는 걸 왜 몰래 지켜봐.”

“한밤중에 인적도 드문 놀이공원에서 여자애가 혼자서 서럽게 울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혼자 두고 갈 수 있었겠어.”

“그럼,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우는데도 넌 다가와서 휴지를 건네주거나 위로의 말도 하지 않았단 말이야?”

박태준은 말문이 막혀 잠시 입술을 오므리다가 반박하기 시작했다.

“너한테 밤새 울어도 남을 정도의 휴지가 있었으니까 그냥 지켜봤지.”

신은지는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박태준을 바라보다가 실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때 멀리서 지켜보지 않고 슬픔에 잠겨있는 나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면 지금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지도 모르지. 그때는 너의 행동 하나에 우리의 미래가 바뀔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신은지는 엄마가 죽고 아빠인 신지하가 새로운 여자를 집에 들이면서 그에게 버려졌고 외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그녀는 만약 박태준이 그 무렵에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지금 같은 사랑을 쏟아부어 줬다면 진작 그에게 모든 걸 내어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박태준은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졌고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때 너의 눈에는 나유성밖에 보이지 않았잖아.”

그때 신씨 가문은 거액의 고리대금이 없는 상황이었고 죽마고우였던 신은지와 나유성 사이도 엄청 좋았다.

그 무렵, 신은지의 눈에는 나유성이 너무나 멋지고 완벽한 사람으로 보였고 신지연이 다른 사람들을 동원해 그녀를 괴롭히고 고립시켜도 옆에 나유성만 있어도 큰 물의를 일으키지 못했다.

게다가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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