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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이렇게 해야만 했어

고연우랑 나유성이 알고 있다는 건, 그의 부모님도 알고 있을 게 뻔했다. 박태준은 혼자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아이가 있으니, 아무리 신은지가 그에게 화가 났어도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유일한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박태준이 손에 들린 아기 베개를 바라보며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저번에 신은지가 그에게 아기 베개를 선물로 줬을 때 눈치챘어야 했다. 박태준은 바보 같았던 자기 자신을 원망했다.

신은지는 실망한 그의 표정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안 그래도 이럴 것 같아 시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결국 오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저지르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당신이 사라진 뒤에 주주들이 들고 일어서는 바람에, 아버님에겐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어. 안 그랬으면 난 재경 그룹에 발을 들일 수도 없었을 거야. 그럼 회사는 주주들 손에 넘어갔겠지.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려면, 이렇게 해야만 했어.”

신은지가 말하지 않아도, 박태준도 충분히 이해했다. 하지만 실제로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베개를 꽉 그러쥐며 힘겹게 말했다.

“알겠어. 오늘은 일단 가볼게.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하자.”

하지만 막상 떠나려니, 뻔뻔히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는 나유성이 눈에 들어왔다. 박태준이 그를 잡아끌며 말했다.

“이 지경이 됐는데, 넌 왜 갈 생각을 안 하고 있어?”

그러자 얼떨결에 박태준한테 밀려 나온 나유성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신경 꺼. 너면 모를까, 은지는 날 쫓아내지….”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쾅 하고 현관문이 닫혔다. 그렇게 둘은 허망하게 문밖에 남겨지고 말았다.

신은지는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인기척이 멀어지길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고, 드디어 두 사람이 유치하게 싸우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짚었다. 초딩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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