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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알고 있었어?

나유성은 원래 쇼핑백만 주고 가려고 했는데, 박태준이 있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가 손에 있던 물건들을 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거 가져다주는 김에 커피나 한잔하려고 왔지.”

박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나유성, 내 와이프한테 찝쩍대지 마.”

나유성이 코웃음치며 반박했다.

“아니, 이젠 남남이지.”

그리고는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다.

“작년에 이혼했잖아.”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신경전을 벌이니, 신은지는 이제 끼어들기조차 싫었다. 그저 괜히 이러다가 말싸움이 격해져 소란을 만들까 봐 걱정이었다.

그들이 그러고 있는 동안, 신은지는 얼른 물을 열어젖히며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런데 이때, 나유성이 옆에서 집주인 행세를 하며 말을 덧붙였다.

“그래, 어서 들어가자. 복도에서 이러는 거, 좋을 거 없어.”

“….”

그의 태도에 박태준은 순간 울컥했다. 그는 나유성을 제치고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유성도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현관에서 박태준의 얼굴을 마주한 나유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 얼굴 왜 그래? 다크서클은 왜 또 그렇게 내려오고? 괜찮은 거, 맞아? 의사 불러줄까?”

박태준은 새벽에 고연우한테서 전화를 받은 다음 쭉 잠을 못 이뤘다. 그는 당장이라도 신은지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차마 재경그룹으로 갈 순 없어 집 앞에서 계속 기다렸다.

그 때문에 당연히 얼굴색도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유성의 말처럼 그렇게까지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 박태준은 단번에 나유성이 일부로 신은지 앞에서 꼽주기 위해 꺼낸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차갑게 답했다.

“은지는 너한테 관심도 없는데 왜 이렇게 들이대는 거야? 한번 끝났으면 깔끔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이제 그만 좀 우리 사이에 끼어들래?”

나유성이 콧방귀를 끼며 답했다.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게 뭐 어때서? 너야말로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자꾸 끼어들지 마.”

신은지는 두 사람의 유치함에 한숨을 내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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