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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기억 조작

기민욱은 휴대전화를 노려보았다.

그는 육정현이 사진을 보고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흐렸던 기민욱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기민욱이 육정현에게 보낸 메시지는 마치 바다에 가라앉은 듯 고요했다.

기민욱은 사진 속 놀란 표정의 신은지를 차가운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싫어.”

얇은 입술과 치켜 올라간 턱, 오만하고 도발적인 모습은 아까 신은지 앞에서 보였던 순둥이 같은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는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육영 그룹으로 갔다.

육정현의 비서는 기민욱과 육정현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기민욱이 아무렇지 않게 그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말리지도 못했다.

기민욱은 육정현의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에 노크를 했다.

기민욱은 당황한 보좌관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당신이 새로 발령받은 비서예요?"

"네."

그 비서는 사장실 비서팀 사람이 아닌 육정현이 직접 지명한 비서였다.

기민욱은 그를 쳐다보다가 한참 뒤에 말했다.

"듬직해 보이네요. 우리 형 안목이 역시 좋네요. 잘 지내봐요. 이전의 방 비서처럼 눈치 없이 굴지 말고요. 멀쩡하게 걷다가도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수 있어요.”

"……”

새 비서는 기민욱이 자신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어와."

안에서 육정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민욱이 문을 밀고 들어갔지만 육정현은 서류를 들여다볼 뿐 고개를 들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형, 내가 방금 뭐 하러 갔는지 맞춰봐."

기민욱은 육정현의 뒤로 가서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서류들을 내려다보았다.

기민욱의 낮은 목소리에는 고혹적인 웃음이 가득했다.

육정현이 말했다.

"신은지 씨를 찾아갔잖아.”

"내가 보낸 사진 봤어?”

"응."

기민욱은 육정현의 얼굴을 보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메시지를 봤으면서 왜 답장을 안 해?”

기민욱은 휴대전화를 꺼내 음량을 무음으로 바꾼 뒤, 최신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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