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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이건 박태준이 아니야

강태석 본인이 없는 마당에 클라우드 계정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한 그의 말이 진실일지 아닐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강태민은 기대 어린 눈빛을 보내는 신은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알겠어요. 얼른 찾아보라고 할게요."

그로부터 40분, 겨우 화재가 진압되었다. 신은지는 두 배를 연결하는 널빤지가 생긴 것을 보고, 곧바로 움직였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전혀 자각이 없어 보였다. 맨몸으로 널빤지를 걷다가 떨어질 수도 있었고, 불길에 달궈진 바다에 빠질 수도 있는데, 전혀 개의치 않았다.

강태민이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아직 배에 열기가 남아 있어요. 좀 더 기다려야 해요."

신은지가 말없이 고개를 돌려 그가 잡고 있는 손을 빤히 쳐다봤다. 명백한 거절 의사였다.

강태민은 어쩔 수 없이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그럼 육지한이랑 같이 가요."

널빤지는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고, 신은지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무릎을 꿇은 채 기어서 건너편으로 넘어갔다.

이제 막 불길이 잡힌 배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왔다. 갑판 위로 첫발을 내디딘 신은지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신은지 씨...."

육지한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하지만 신은지의 손은 이미 뜨거운 쇠 바닥에 닿은 뒤였다. 순식간에 손에서 기포가 올라왔다. 하지만 그녀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처음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배는 처참하게 타버렸다. 차가운 바닷물과 달궈진 쇳덩이가 만나 뜨거운 증기를 뿜어댔고, 각종 자재가 재가 되어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겼다. 요란했던 밤이 지나, 어느덧 지평선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바닷물은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히 반짝거렸다.

신은지는 가장 먼저 선실이 있었던 곳으로 향했다.

거의 뼈대만 남은 선실 가장 안쪽,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다. 여러 잔해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상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하체만으로도 충분히 남자의 것임을 추측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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