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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익숙한 뜨거움

강이연이 코웃음치며 말했다.

“신은지면 모를까, 내가 그렇게 해서 얻는 게 뭔데? 신지연, 우리 다 성인이야. 사람 두드려 팬다고 뭐가 해결돼? 설마 내가 그렇게 머리 없는 짓을 했겠어? 어른인데, 우리 좀 성숙하게 생각하자.”

절호의 기회였는데, 강이연은 그때만 떠올리면 배가 아팠다. 머리 채를 잡을 거면, 그럴 만한 상황을 만들어야 할 거 아닌가? 바보도 아니고, 느닷없이 머리 채를 잡으면, 누가 의심하지 않겠는가?

그때 미리 심어 놨던 사람이 찍어 보내온 사진을 보고 얼마나 기겁을 했던가? 강이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강이연은 당시 남포시에 있었기 때문에, 신은지의 DNA를 얻기 위해 필수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을 보내면 신은지의 의심을 살 게 뻔했기에 진유라와 신지연을 떠올렸다.

고심 끝에 강이연은 신은지와 사이가 안 좋았던 신지연을 선택했다. 당시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진유라를 등돌리게 만들기엔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신지연과 신은지는 한때 같은 집에 살기도 했고, 오랜 시간 대립해 왔기에 이 상황에 더 적절히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 없이 일을 저질렀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강이연의 말을 들은 신지연은 경계가 조금 풀렸으나, 완전히 방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왜 그렇게 으쓱한 곳에 돈을 뒀어? 그냥 이체해 주면 될 것을.”

그때 상황을 떠올린 신지연은 볼멘소리를 냈다. 그렇게 고립된 장소만 아니었다면, 그 험한 꼴을 당할 일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도 누구 하나 신고해 주는 사람이 없을 수가 있지?

범인이 떠나고 나서야, 신지연은 직접 경찰에 신고를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신고를 넣으면 뭐 하는가? 카메라 하나 없는 곳인데. 결국 지금까지도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체하라고? 그리고 사이 좋게 남의 공모죄로 경찰서에 잡혀가게? 아니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에 돈가방을 던져주길 바랐어? 현장 체포가 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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