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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알거지가 되었을지도

도우미 아주머니가 식사를 이층으로 가져다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태준이 내려왔다. 그는 비록 다리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그리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 다만 평소보다 조금 걸음이 느릴 뿐이었다.

박태준이 물을 마시며 물었다.

“좀 이따가 신당동으로 돌아갈 거지?”

“추가 근무 있어.”

매주 월요일마다 박물관에서는 감정사들이 민간인 소유의 문화재 진위를 판별하고 보존 방안을 제시하는 특별 행사가 열린다. 신은지도 이 행사에 초청된 감정사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오늘은 이 행사를 위해 관계자들과 회의와 식사 자리가 잡힌 날이었다.

박태준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주말인데.”

“그러니까, 추가 근무.”

“….”

잠시 고민하던 박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저녁에 식사라도 같이할래?”

“안 돼. 오늘 다 같이 회식하기로 했단 말이야. 선배들도 오는데, 빠질 수 없어.”

문화재 감정 이력이 아무리 많고 실력이 있다고 해도, 이 바닥은 좁은 사회였다. 어떻게든 서로 맞닿아 있는데, 이런 모임엔 빠지지 않는 편이 좋았다.

“대신 아침은 같이 먹어줄 수 있어.”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11시였다.

“아침은 무슨, 벌써 점심이야.”

박태준은 이 상황이 불만스러웠지만, 그것을 신은지에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왜냐면 그녀가 얼마나 자기 일에 진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어느 식당인데? 끝나면 데리러 갈게.”

박태준이 다정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신은지는 이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챙김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모르겠어. 이따가 나오면 연락할 게.”

신은지가 반사적으로 거절할 뻔한 것을 참으며 말했다.

대답을 들은 박태준은 만족스러운 기분에 괜히 상처도 덜 아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약속된 시간은 아니었지만, 식사를 마친 신은지는 곧바로 떠나기 위해 채비를 했다. 오늘은 주말이라 차가 막힐 수도 있었고, 게다가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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