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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망부석

방 안은 모두 심은하의 물건이었다. 그리고 벽에는 그녀의 사진이 붙어져 있었다.

어제 강태민이 한산 별장은 모친의 일터가 아니라 묵었던 곳이라고 알려 주었다. 별장 곳곳에서 익숙한 흔적을 발견하고, 정원에 있는 꽃마저도 그녀의 취향인 이유가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더 익숙한 향기가 풍겼다.

심은하가 세상을 떠난 지 이미 10년이 더 되어 간다. 모호해진 기억이 물건을 보자 다시 되살아났다.

신은지는 화장대에 손가락을 올렸다. 먼지조차 보이지 않자 종종 청소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방 안의 물건은 오래된 것이 분명하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반대로 심 씨 집안은 그녀의 물건을 모두 지하실에 버려 먼지가 쌓였고, 값이 되는 물건은 이미 모두 팔아 버렸다.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고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심진하는 인간도 아니야, 라며 생각했다.

한산 별장은 강태민의 별장이다. 즉, 심은하는 결혼하기 전이라는 뜻이다. 계산해 보면 적어도 25년이 더 된 물건이다.

신은지는 침대 옆 서랍 안에서 앨범을 꺼냈다. 손을 많이 탄 탓에 앨범 주위로 쌓은 가죽이 벗겨졌다.

사진은 밀봉하지 않은 탓에 노랗게 변했다. 하지만 사진 속의 여자의 모습은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숱 많은 검은 머리, 하얀 피부, 새빨간 입술, 빛나는 눈동자와 흰 이빨이 눈에 들어왔다. 민낯인 얼굴에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신은지는 그제야 심진하가 그렇게 자신의 모친과 결혼하고 싶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사진 속의 배경은 모두 한산 별장의 정원, 안방, 거실, 복도, 창문 등등이다. 독사진이 대부분이지만 그중 단체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사진에는 상대방의 모습이 잘려 나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강태민 일까, 하고 갸우뚱 거렸다.

두 사람의 끝이 좋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게다가 이안나가 모친을 싫어하는 모습을 미루어 보아 아마 모친이 강태민을 가지고 놀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강이연과 강민호의 행실을 생각하며 그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해졌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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