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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그에게 빚지다

박태준: “내 번호를 차단한 거야?”

회사에서 신은지에게 여러 번 연속 전화를 건 박태준은 그제야 자신이 차단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신은지는 지문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박태준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는 요즘 그녀를 돌봐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그녀의 공간에 입주했다.

비록 소파에서만 잘 수 있었지만 적어도 집안으로는 들어갈 수 있었으니 꽤 성공적이었다.

거실을 점령했으니 언젠가 침실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그가 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신은지가 말했다.

“내 발은 이미 괜찮아져서 더 이상 돌봐 주지 않아도 돼.”

“발을 다쳤을 때는 그림자도 안 보이던 자식이 다 나으니 나타나서 얼마 되지도 않는 식사로 그렇게 기뻤던 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 옆에서 돌 본 나한텐 왜 미소 한번 지어주지 않아?”

방금 미소를 머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신은지가 그를 발견하고 웃음기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마치 그녀가 그를 만나기 싫어하는 것을 남들이 모를까 두려운 사람처럼 말이다.

“얼마 되지 않은 식사지만 기분이 좋아. 당신은 이렇게 하찮은 것도 해주지 않잖아?”

과거의 일이 떠오른 탓인지, 신은지의 말투는 공격적이었다.

아주 강렬한 감정이 실려있었다.

“옷장에 있는 옷과 장신구, 여기저기 쌓여있는 가방들까지 모두 내가 사준 거잖아. 돈으로 따지면 그딴 생선, 평생 먹을 수 있을 정도야.”

참아왔던 화가 폭발했다.

마주 서고 있어 그녀의 붉은 입술이 시야에 들어왔다.

분명 생선을 싫어하는 그녀가 그 자식을 위해 억지로 행한 행동이 떠오르자, 분노가 일었다.

“아줌마가 당신이 생선을 싫어한다고 했어. 그런데 그 자식이 발라주는 건 기꺼이 먹더군. 입맛이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냐가 중요한 거였지?”

“그런 말은 잘도 기억하면서 왜 내가 열이 39.5까지 올라 전화했을 때에는 오지 않은 건데?”

“그땐 해외 출장 중이었어.”

그는 언제 열이 났는지 묻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는 진영웅에게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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