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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전에 못 해주던 거 이번에 다 해주려고 온 거야

최유리는 어젯밤에 박태준에게 욕을 먹고 나서부터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다. 하룻밤 내내 신은지를 욕하기 바빴다.

아침부터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민낯으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밖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진선호가 서있었다.

잠시 멈칫하고 서둘러 얼굴을 가렸다.

“선호 오빠, 나 얼굴만 씻고 올게. 잠깐이면 돼.”

최유리는 화장을 하러 방으로 몸을 돌렸다. 이때, 진선호가 그녀를 불렀다.

“여우..아니, 유리야. 너 얼굴 보려고 온 거 아니야, 할 말 있어서 온 거야.”

박태준 때문에 그만 여우라고 말해버렸다.

“오빠, 뭐라고 했어?”

최유리는 좋아하는 상대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진선호는 아차차 싶어 정중하게 사과했다.

“아, 미안. 말이 헛나왔어.”

그의 사과에도 여전히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어서 붉어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얼굴을 돌려서 자신이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 각도로 진선호를 바라보았다.

진선호는 몸을 꼿꼿이 세웠다. 마치 부대에서 훈련했을 때와 같다.

“유리야, 너랑 은비는 절친이잖아. 그래서 너도 내 여동생처럼 생각했던 거야. 알고 지냈을 때부터 그런 쪽으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요즘 들어 부모님들이 우리를 억지로 맞추시려고 하는 데, 나는 이미 거절했어. 은비랑 잘 지냈으면 좋겠지만 더 이상 우리 엄마 데리고 은지 괴롭 히는 일은 없었으면 해.”

그의 말은 더 이상 신은지를 입에 올리지도 말라는 소리다.

“오빠, 그 여자를 왜 그렇게 믿는 거야? 이렇게 다그칠 게 아니라 적어도 나한테 물어는 봐야 하지 않아?”

진선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 보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나도 안 믿고, 은비 눈썰미도 안 믿는 거야? 내가 진짜 이모님 앞에서 두 사람을 이간질 시켰다고 생각해?”

“은지는 나한테 아무 말도 안했어.”

진선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

“난 우리 엄마를 잘 알아. 상대를 싫어해도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집안에 영향이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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