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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건들 지마, 이 개자식아.

신은지의 손은 여전히 박태준에게 잡혀 있었다. 위로 올려다보자 그의 동공에 그녀의 모습이 들어 있었다.

박태준은 연한 색의 긴 셔츠와 진한 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다. 셔츠 반 쪽은 이미 비 때문에 완전히 젖었고, 머리도 비를 피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품 있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옷이 젖어도 전혀 초라하지 않았다.

박태준이 신은지의 엄지와 검지 사이를 만지작거렸다. 일종의 스킨십이지만 변태적인 행동은 아니다.

“은지야, 네가 나랑 결혼 했을 때 부터 넌 이미 박 씨 가문 사람이야. 의지해도 돼.”

자신을 도와 준 행동에 감동을 받고 있었는데 그의 한 마디에 감정이 팍하고 식었다. 신은지가 가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기대기 참 좋겠네. 그리고 아무도 내가 박 씨 가문 사람인지 모르겠지.”

친한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도 두 사람이 부부 사이인지 모른다. 박태준은 노기가 서려있는 신은지의 얼굴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너도 남한테 내 와이프라는 사실 말 한적 없잖아.”

그렇지 않고서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신은지는 화가 나서 코웃음을 쳤다. 이성과 교양으로는 몸속에서 날뛰는 분노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발로 차서 멀리 날려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책임을 떠넘기는 데에 선수가 확실하다.

“그래서 매일 나한테 차갑게 대하고, 결혼 사실 숨기고 다닌 거야? 네 말대로 라면 내가 목에 간판이라도 걸어서 돌아다녀야 했어야 했겠네?”

박태준과의 결혼은 오해로부터 시작된 줄 알았다. 신문사가 일을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결혼이 그의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신문사에게 사진도 넘겨주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그는 남편 또는 부부의 의무도 하려 하지 않았다.

이혼하고 서로 모르는 척 지냈으면 했지만 오히려 ‘사랑’ 을 내밀면서 신은지의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

진정 자신을 사랑했다면 3년의 결혼 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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