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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내가 방으로 데려다줄게, 자자

신은지가 박태준을 무시하곤 화장실로 들어갔을 때, 얼핏 노크 소리가 들려온 것 같았다. 그녀가 나왔을 때, 테이블 위에는 음식과 술이 한가득 놓여있었다.

소주에 맥주, 양주, 칵테일까지 있었다.

신은지는 박태준이 술을 마시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거절을 당한 뒤, 화가 나 이런 방식으로 자신을 죽이기 위해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 5병도 겨우 마시는 신은지가 저 술들을 전부 들이켰다간 병원에 갈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은지 또 화났어.]

박태준이 진영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대표님, 또 사모님 심기 거스르는 말 하신 거예요?]

진영웅이 답답하다는 듯 답장을 했다.

하지만 박태준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신은지는 그를 집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아니.]

[대표님, 우리 칭찬하는 법을 배우거나 입 다무는 법 배워야 한다고 했잖아요. 둘 중에 하나만 배우면 돼요.]

진영웅의 답장을 본 박태준이 휴대폰을 옆으로 던졌다. 그리곤 방문 앞에 선 신은지를 보게 되었다.

"뭐 마실래?"

"네 피 마셔도 돼?"

신은지가 묻자 박태준이 자신의 손목을 그녀에게 건네줬다.

"씻어서 줘?"

신은지는 박태준을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융통성이 없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

박태준은 전에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기가 죽은 그 모습은 마치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도 만난 것 같았다.

신은지는 고민하다 소파 위로 앉았다. 그녀는 박태준이 이곳에서 술을 마시다가 저세상으로 갈까 봐 걱정되었다.

"말해 봐, 여긴 도대체 왜 온 거야? 정말 술 마시러 왔다고 하지 마."

신은지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말했다.

그러자 박태준이 도수가 높지 않은 칵테일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시선을 빨간 그녀의 입술 위로 고정했다. 박태준이 누군가를 이렇게 뚫어져라 바라볼 때면 마치 상대방을 빨아들일 것 같았다.

"너랑 자러 온 거라고 하면…"

박태준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칵테일이 그의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려 코와 얼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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