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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자고 싶어

"응, 알았어. 아무튼 고마워."

신은지가 알코올을 적신 솜으로 박태준의 상처를 소독해줬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해서 모든 흔적을 지우고 희생양까지 찾아냈으니 절대 단순한 집안이 아니야. 남포시에 그런 집 10집 안 되거든. 내가 이미 사람 보내서 지켜보라고 했어, 하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거야."

남포시는 박태준 구역이 아니었기에 다른 이의 세력이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쉽게 다른 이에게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들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오랫동안 싸워온 사람들임이 분명했다.

이번 일로 알 수 있다시피 상대방은 신중한 데다가 플랜 B도 많이 남겨뒀다. 혹여나 조심하지 않아 꼬리를 보이거나 시끄럽게 했다가는 다음에 그들을 잡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했다.

박태준은 조용하게 손을 대야 했기에 조금 어려웠다.

신은지의 사진도 상대방과 깊은 연관이 있을 거라고 박태준은 생각했다. 그저 그 구체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박태준은 관절을 다친 탓에 붕대를 감기도 어려웠다. 신은지는 약을 바른 뒤, 물건들을 봉투에 넣어 묶어서 상자 속으로 넣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나서야 신은지는 고개를 들고 박태준을 향해 웃어 보였다.

"고마워."

예쁘장한 얼굴을 지닌 그녀의 피부가 어둠 속에서 더욱 하얗게 비춰졌다. 불빛이 눈 안으로 비춰 들어오자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박태준은 그런 신은지를 보고 있자니 심장이 떨려와 침을 삼켰다.

좁은 차 안에서 차창도 열지 않아 약 냄새와 두 사람 몸의 향기가 뒤섞여 서로의 코안으로 파고들었다. 차 안의 온도는 점점 올랐고 무수한 불꽃이 일어 곧 폭발할 듯했다.

이성을 잃기 전, 박태준이 고개를 돌렸다.

신은지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을 불태워 버릴 것만 같은 충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보이지 않아 더 강렬해졌다.

그때, 옆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긴장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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