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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5일 구금

박태준이 신은지의 눈을 막았지만 그녀는 이미 신진하를 보고 말았다.

신진하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피와 오줌으로 범벅이 된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무척 더러웠다.

요즘 매번 신진하를 볼 때마다 그는 신은지에게 이런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신은지는 한 집의 가장으로서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아예 생각나지도 않았다.

"가자."

신은지가 자신의 눈을 막은 박태준의 손을 내리며 말했다.

박태준은 그런 신은지의 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 그제야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축축함에 그는 자신의 손에 신진하의 피가 묻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박태준이 신은지와 맞잡은 손을 들어보니 신은지의 새하얀 손에 빨간 피가 묻어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박태준이 미간을 찌푸리자 옆에서 누군가가 물티슈를 건네줬다.

"손 닦으세요."

물티슈를 받아 든 박태준은 신은지의 손과 얼굴에 묻은 피를 조심스럽게 닦았다. 그리곤 자신의 손은 대충 닦았다. 그의 주먹은 어디에 긁힌 것인지 상처가 나 있었다. 가죽이 벗겨져 피가 뚝뚝 흐르고 있어 그 피가 박태준의 것인지 신은지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박태준의 손길은 투박했다. 마치 어렸을 적, 고무로 숙제 책을 지우는 손길 같았다. 덕분에 보드랍지만은 않은 물티슈가 지나간 곳이 조금 빨개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신은지를 보호하려는 박태준을 느꼈다.

신은지는 거절하려고 했다, 한편으로 불편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 주위에 구경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필 박태준은 어딜 가나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바닥에는 생사를 알 수 없는, 명의상 신은지의 아버지인 사람이 누워있었기에 신은지는 박태준처럼 담담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

"가자."

박태준이 물티슈를 버리고 나서야 신은지가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박태준은 다시 신은지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신은지가 쌩하니 그를 지나쳐 가 그의 손끝이 그녀의 옷을 스쳐 지나갔다. 박태준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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