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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박태준이 개새끼를 때리다

신은지는 얄궂게 웃었다. 미간 사이에는 요염함과 비웃음이 뒤섞여 있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해?"

그 말을 들은 박태준은 그녀를 놓아주더니 흘러내린 신은지의 머리를 귀 뒤로 꽂으며 말했다.

"아니, 그리고 비즈니스 하는데 이런 더러운 일 많아. 하지만 나는 그런 적 없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그런 짓 한 적 없어. 그러니까 다음에는 이런 거 묻지 마."

신은지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내가 손댄 여자는 너 하나밖에 없어. 그것도 내가 직접 나를 너한테 갖다 바친 거고."

박태준은 애정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 아니, 아예 해본 적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늘 신은지에게 못된 말만 늘어놓기 바빴다. 신은지는 직접적이고도 열렬한 애정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대개 진선호나 학창 시절, 고백 편지에서 들은 것이었기에 박태준이 지금 하고 있는 말이 애정 표현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말에 대답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신은지가 멈칫한 사이, 박태준은 이미 신발을 다 바꿨다.

"먼저 갈게. 그동안 수고했어. 일찍 쉬어."

신은지는 요즘 궁중 암투극에 빠졌는데 황제가 매번 수청을 들고난 후궁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랬기에 박태준이 한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화끈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그가 자신에게 쇼핑하느라 수고했다고 말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문을 닫은 그녀는 TV를 보다 씻고 자려고 했지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박태준이 무언가를 놓고 간 줄 알았던 신은지는 문을 열자마자 진유라를 마주했다. 그녀의 손에는 과일과 간식, 포장된 회까지 있었다.

"내가 꼬치랑 맥주도 시켰는데 이제 곧 도착할 거야."

진유라는 물건을 신은지에게 건네주더니 익숙하게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바꿔 신었다.

"방금 엘리베이터 앞에서 박태준 만났는데 그놈이 너 괴롭히러 온 거야? 그런데 그 고귀한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걸더라.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이 점에서 진유라는 박태준을 오해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신은지 남편이고 한 사람은 신은지 친구였지만 사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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