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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박태준 너 정말 역겹다

나유성은 함부로 책임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보기에는 다정한 사람 같지만 사실 뼛속까지 차가운 사람이어서 그와 진정으로 속마음을 나누기는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 외에도 괴로움과 후회가 느껴졌다.

"그러니까 그날 밤, 너는 정신이 멀쩡했다는 거야?"

"응."

박태준은 신은지가 얌전하게 자신을 따라온 이유도 자신을 나유성으로 착각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자게 된 것도 모두 그가 강요한 것이었다.

박태준의 대답을 들은 나유성은 주먹을 들고 박태준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 그는 싸움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받았다.

그와 같은 배경을 지닌 사람들은 늘 원수나 어긋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곤 했기 때문이었다.

나유성의 주먹은 무척이나 셌다.

박태준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이어지는 나유성의 주먹을 막았다. 동시에 발로 나유성의 무릎을 가격했다.

병실은 크지 않고 방음도 좋지 않아 소란스러운 소리는 밖까지 전해졌다.

신은지는 병실로 들어서던 나유성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곤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밖에서 서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나누던 말도 모두 듣게 되었다.

신은지가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박태준이 나유성의 어깨 위로 주먹을 날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박태준은 나유성의 얼굴을 때리려고 했지만 나유성이 피한 덕분에 주먹이 어깨로 떨어진 것이었다.

"유성아…"

신은지가 얼른 나유성에게 다가가 고통스럽게 미간을 찌푸린 그를 보더니 다시 박태준에게 눈길을 돌렸다.

"너 미쳤어?"

"비켜."

흐린 날씨 덕에 낮임에도 불구하고 병실 안은 불이 켜져 있었다. 밝은 빛이 박태준 얼굴 위로 비쳐 사람의 등골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신은지는 머리를 묶어 올려 남자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만 드러냈다. 옅은 옷차림을 한 그녀는 공격성이라곤 일도 없는 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처럼 나유성 앞을 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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