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3화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

저녁에, 박태준은 고연우의 전화 한 통에 엔조이 클럽으로 불려 갔다.

룸에 들어가니, 뜻밖에도 나유성이 와 있었고 그의 몸에는 아직 상처가 나 있었다. 그는 캐주얼 한 스웨터와 바지를 입었고 손에는 술잔을 든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두 사람 사이에 고연우가 앉아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척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싸해졌고 옆에서 술을 따르던 웨이터는 자신도 모르게 등을 곧게 펴고 어둠을 찾아 몸을 숨기려 했다.

고연우는 나른하게 등받이에 기댔고 긴 두 다리는 꼬고 앉아서 실눈을 하고 서로 아는 척도 하지 않으며 술만 마시는 두 사람을 보면서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젠장, 짜증 나서 못 봐주겠네. 친구로 지낸 세월이 얼만데, 고작 싸움 좀 했다고 서로 다시 보지 않을 것처럼 행동할 거야?”

그가 두 사람을 불러낸 것은 둘 사이를 화해시켜 주려고 한 것이다.

박태준은 차갑게 눈을 치켜떴고,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으며 거칠고 억압적이었다. “난 쟤랑 할 말이 없어.”

고연우: “너 입 다물어. 초딩이야? 한번 싸웠다고 절교하게?”

박태준은 불쾌한 듯 그를 쳐다보았고, 그는 귀찮아하며 손사래를 쳤다. “됐어. 너 오늘 이혼해서 기분이 안 좋으니, 내가 넓은 아량으로 이쯤 할게.”

옆에서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얘기를 들은 나유성은 술을 마시려던 동작을 잠시 멈췄고, 몇 초 후 다시 머리를 들어 술잔의 술을 원샷했다.

고연우는 손을 들어 미간을 만졌다. 그제야 학창 시절 담임이 그를 다른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권고할 때의 심정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시로 그들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포학한 정서가 올라왔다. “유성, 태준이가 신경 쓰는 것은 그저 네가 신은지를 대하는 태도일 뿐이야. 앞으로 신은지를 여동생으로만 생각하겠다고 얘기하면 끝날 일이야.”

나유성의 목소리는 쉬고 나지막했다. 술을 많이 마신 탓이다. “그럴 수 없어. 네가 물어봐, 그때 쟤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고연우: “……”

박태준은 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