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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나유성, 네 분수를 알아

신은지 말에 찬성하는 진유라는 몇 마디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유성 앞에서 박태준 험담을 할 수 없어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잠시 후, 진유라는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신은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엄마가 여행 가서 네 선물 사 오셨어. 상할까 봐 빨리 전해주려고 왔어.”

“이모한테 고맙다고 전해드려.”

“아 맞다, 지난번에 그 꽃병은 어떻게 됐어? 집주인이 출국한다고 미리 받을 수 없냐고 물어봤어.”

신은지는 대답했다. “다 됐어. 집에 가서 가져다줄게.”

주문은 진유라가 받았으니 진유라에게 꽃병을 주면 된다.

진유라는 신은지의 집 열쇠를 가지고 있으니 직접 가지고 가겠다 하려고 했다. 하지만 조급해 하는 신은지의 모습에 말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 신은지는 집에 물건을 가지러 간다는 핑계로 박태준에게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신은지의 의도를 파악한 나유성은 웃으며 말했다. “은지야, 일 있으면 갔다 와. 내가 태준이 옆에 있을게.”

박태준은 손발이 멀쩡해 병간호가 전혀 필요 없었다.

하지만 신은지는 나유성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신은지가 없을 때 박태준을 봐 줄 사람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박태준이 또 어떤 꾀를 부릴지 모른다.

“유성 오빠, 그럼 부탁할게. 진짜 빨리 올 테니까 잠깐만 있어줘. 병실은 507호야.”

신은지는 아직 박태준의 아내이다. 게다가 박태준이 입원한 것도 신은지 때문이다. 나유성과 박태준의 사이는 좋지만, 나유성이 병간호할 이유는 없다. 때문에 신은지는 나유성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나유성은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빨리 가 봐.”

이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박태준은 로비에서 나유성과 신은지가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박태준은 신은지가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거렸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신은지가 박태준을 보고 웃었던 것은 차가운 웃음이 아닌, 비웃음이었을 것이다.

신은지는 병실에 박태준과 함께 있었을 때는 가시 돋은 장미였지만,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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