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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심정희는 연달아 눈물을 훌쩍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먼저 씻고 와서 뭐라도 좀 먹으렴. 사람을 챙기려고 해도 자신부터 든든해야지.”

조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살며시 임지혜의 손을 잡고는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심정희는 등을 돌리고 괴로워했다.

...

조은서는 간단히 씻고 2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문어구에 도착하니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기울이니 그녀의 눈에는 허민우가 들어왔다.

그는 흰색 의사 가운을 입고서 복도 끝자락의 창가에 기대 있었다. 창문은 열려있었고 불어 들어온 바람은 그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다... 그의 주위는 옅은 우울감으로 드리웠다.

그의 상태를 봐서는 밤을 새운 듯하였다.

허민우는 병원의 주치의였다. 꽤 지위가 있는 편이었다. 그는 조은서를 많이 돌봐줬었다... 조은서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가가서 낮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전했다.

허민우는 그녀를 깊게 바라보았다.

조은서는 살이 많이 빠졌다. 허약한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조은서는 허민우가 자신이 왜 임지혜에게 이토록 잘해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그저 서서 창밖을 내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열여섯 살 때 한 번 납치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지혜도 함께 끌려갔어요. 나는 너무 나약하고 무서워서 계속 울었었고, 그 사람들이 던져준 찐빵을 먹으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 찐빵을 다시 가져갔었어요.”

조은서는 울먹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지혜는 먹으려던 찐빵을 다시 옷 속에 숨겼어요. 그리고 찐빵이 맛이 없다고 했었죠. 돌멩이처럼 딱딱하다고. 우리가 하루를 꼬박 굶었을 때 지혜가 숨겼던 찐빵을 꺼내 나에게 주면서 나보고 먹을 거냐고 물었어요. 그때 나는 배고파 죽을 것만 같은지라 반반씩 나눠 먹자고 했는데 지혜는 찐빵이 뭐가 맛있냐며 저를 속였어요. 그러고는 나가서 고기 두 접시를 사먹겠다고 했었죠.”

그녀의 목소리는 심각하게 떨렸다.

“이틀을 밤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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