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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저녁 무렵, 임지혜는 아직도 깨지 않았다.

심정희는 눈시울이 붉어진 조은서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긴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넌 집에 가 씻고, 옷도 바꿔입고, 눈이라도 잠깐 붙이고 와. 이대로 어떻게 버틸 거니? 게다가 네 아버지께서도 걱정하신다.”

조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떠날 무렵 그녀는 임지혜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임지혜, 빨리 깨어나야 해.”

심정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조은서의 옆에 다가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아침에 내가 의사 선생님을 바래다줄 때, 너랑 허민우를 봤어... 은서야, 민우를 받아들이기로 했니?”

조은서는 잠깐 침묵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전 아직 그럴 여유가 없어요.”

심정희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비록 때가 아니지만 단번에 거절하지는 마렴. 그가 널 아주 좋아하는 게 내 눈에도 보인단다. 나와 너의 아버지께도 항상 예의 바르고.”

조은서는 머리를 끄덕였다.

“어머니, 저도 알아요.”

...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주고받고 나서 조은서는 층계를 내려갔다.

그녀가 병실에서 걸어 나올 때 누군가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유선우였다.

저녁의 어스름 속에서 유선우의 얼굴은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타.”

조은서가 거절하자 유선우는 그녀를 롤스로이스 차에 밀어붙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어깨가 아파왔다.

유선우의 얼굴은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뱉어내는 말들은 더더욱 차가웠다.

“허민우 때문이야? 걔 때문에 이젠 내 차도 타려고 하지 않는 거야? 나를 피하기라도 하려고?”

조은서는 너무 지친 나머지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선우 씨, 우린 이미 이혼했어요. 내가 누구랑 함께하든 당신 동의까지 구할 필요는 없잖아요?”

유선우는 그녀를 빤히 쳐다볼 뿐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뒷좌석의 문을 열고 조은서를 밀어 넣었다. 그녀가 도망치려고 하기도 전에 유선우도 따라 차에 오르더니 차 문까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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