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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조은서는 이때 걸려 온 유선우의 전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심정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통로 끝의 밀폐된 창문 유리는 밤의 추위를 막아내지 못했다. 창문 틈 사이로 불어온 바람이 그녀의 볼을 아프게 때렸다.

그러나 그보다도 유선우의 말이 더 차가웠다.

전화 넘어 유선우의 목소리는 깊은 밤보다 더 차분했다.

“넌 이미 차씨 가문의 다음 단계를 알고 있겠지. 조은서, 널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임지혜가 유씨 가문의 사람이 되어야만 차씨네 영감탱이는 감히 건드리지 못할 거야.”

조은서는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제가 부탁드려도 될까요?”

유선우는 잠깐 침묵하더니 더욱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미 자선 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똑똑히 말했어. 조은서, 넌 알잖아. 네가 아니라면 난 그 둘 사이에 절대 관여하지 않아.”

조은서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가 유선우와 몇 년간 부부로 살아왔는데 그의 성격을 모를 리 없다.

그는 마음속의 씁쓸함을 누르며 가볍게 말했다.

“저녁 무렵에 당신이 나에게 말했었죠. 내가 더 많은 것을 잃을 때쯤이면 권력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내가 유 대표의 사모님이라는 신분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유선우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선택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말하지 않는 것은 내키지 않아서였다.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좋은 점들을 알게 되었고 허민우에게 감정이 막 생기는 지금 어찌 다시 유선우의 와이프가 되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운명은 항상 공평하지 않은 법이다. 임지혜로 그녀를 타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유선우는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 딴 사람이 있는 것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때로는 그들이 사람이 없는 어느 병원의 한 모퉁이에 숨어서 뜨겁게 키스하고 몸을 어루만지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다. 어쩌면 스트레스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남녀 사이 관계를 가지는 것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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