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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내 부탁이라면 뭐든 다 받아주다

하지만 한 가지 내가 만족스러웠던 건 남 어르신이 이 소식을 당분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남씨 가문 내부에만 알릴 것이라고 선포했다는 사실이었다.

이건 나에게 있어서 정말 좋은 일이었다.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고 있다가 이해월의 전화를 받고 나서 나는 남미주를 보며 말했다.

“이젠 내가 돌아가도 되겠지?”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내가 언제 널 감금이라도 했어? 가지 말라고 붙잡은 적 없어. 그건 그렇고. 전희 쪽 일은 적당히 잘 처리해. 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가 딱 슈퍼맨처럼 구해주러 올게.”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남미주를 바라보았다.

“여동생이 생기니까 여러모로 도움이 되네. 오늘 내가 큰 이득을 보긴 본 것 같네.”

그녀는 나의 말을 듣고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알면 됐어. 지금은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조만간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거야. 나라는 동생을 둬서 인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상상도 못 할 거야.”

“딱 이것 하나만 명심해. 너에게 난 평생 도움이 되는 진정한 친구라는 걸.”

남미주의 말을 무심코 듣다가 나는 문득 그녀의 말 속에 뭔가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기실 나는 그녀에게 가벼운 농담으로 꺼낸 말인데 뜻밖에도 남미주는 진담으로 받아쳤다. 나는 그녀의 말속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미주 동생, 널 내 생애 둘도 없는 보물로 소중히 여길게.”

그녀의 진지한 태도에 나도 똑같이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그녀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축객령을 내렸다.

“어우야, 닭살 돋아. 얼른 돌아가. 나도 업무를 봐야겠어.”

나는 눈썹을 실룩대며 그녀를 보다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서 차를 몰고 바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로 돌아와서야 나는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이 일은 반드시 그에게 이실직고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 마음이 편해지고 온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통화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배현우가 인츰 전화를 받는 것으로 보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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