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영은 화가 나서 그 말만 반복하고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효자인 아들이 며칠 안 본 사이에 멍청한 여자 때문에 불효하고 반항적인 아들로 되었다.“오빠! 엄마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 엄마를 화나게 해?”이소희는 하진영을 부축하며 말을 바꾸었다.“이유희 너,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많은 여자를 놀았어? 여자들이 한 번도 끊기지 않았어. 지금 신효정을 위해 엄마와 싸우는 건, 아직 신선함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이제 질려서 오늘 엄마에게 한 말을 떠올리고, 엄마를 아프게 한 것을 평생 후회할 거야!”신효정은 비참하게 인형을 안고 이유희의 뒤에 서 있었다. 이 말을 듣자 가슴이 찔린 듯 아팠고 부들부들 떨며 뒤로 물러났다. 신효정은 눈을 깜빡이며 이유희의 넓은 등과 든든하고 잘생긴 등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충분한 안정감을 주었다. 하지만 왜지 마음속으로 당황하고 혼란스럽고 두려웠다.“엄마,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아무것도 부탁한 적도 없고, 요구도 제기한 적이 없어요. 엄마와 동생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 만족시켜주고 도와주었어요.”이유희는 두 손을 꽉 움켜쥐고 목소리는 단단하고 씁쓸했다.“28년 살면서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저 효정을 원하는데도 안...”“안 돼.”말을 마치기 전 하진영은 소리를 질렀다.“내가 죽지 않는 한 너는 절대 신효린과 함께 있을 수 없어. 저 멍청이를 이씨 가문으로 데려올 생각을 하지 마!”이유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아들이 너 하나뿐이야. 넌 이씨 그룹의 희망이야! 이런 여자와 있으면 내가 죽어서 네 아버지를 볼 면복이 있겠어?”하진영은 화가 나서 늘 유지하던 이미지가 곧 무너질 것 같았다.“진주가 어떤 사람이야, 그리고 신효린도, 우리 소희를 모함했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야. 네가 사랑하는 여자도 좋은 사람이 아니야, 순진한 척 널 속이고 있는 거야!”이소희는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사모님, 전에 신씨 가문 넷째
결국 이유희는 거리 공원에 있는 그네에서 혼자 앉아서 멍하니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다.“효정아.”이유희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신효정의 날씬한 등을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 위와 빨간 코트에는 하얀 서리가 있었다. 언뜻 보면 눈사람과 같았다.‘바보야, 눈 속에서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던 거야.’마음이 아픈 이유희는 충혈된 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신효정에게 다가갔다.“효정아, 드디어 찾았네.”이유희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긴장되어 뜨겁고 촉촉해진 큰 손으로 곰돌이를 안고 있는 신효정의 차가운 손을 감쌌다.“어떻게 찾았어요?”신효정은 깜짝 놀라 촉촉한 눈을 깜빡거렸다.“효정아, 우리 마음은 연결되어 있잖아. 네가 어디로 도망가도 내가 찾아낼 거야.”울컥한 이유희는 손을 들어 신효정의 붉어진 빰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가슴이 더욱 아파났다.“이번 생에 도망칠 생각도 하지 마, 바보야.”신효정은 눈을 내리깔고 말을 잇지 못했다.“여기 앉아있으면 얼마나 추워. 가자, 오빠와 집에 가자.”“할아버지 집에 가서 지내고 싶어요. 오빠.”신효정은 이유희의 손바닥에서 천천히 손을 뺐다.“방금 할아버지 옆에 있는 서 아저씨에게 전화했어요. 아저씨가 곧 데리러 올 거예요.”“효정아, 날 버리는 거야?”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비굴하게 물었다.신효정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삐쭉거렸다.“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오빠가 어머니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어머니를 화나게 하지 마세요. 어머니잖아요. 말을 들어야죠.”“하지만 난 효정의 말만 듣고 싶어.”이유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신효정의 어깨에 있는 눈을 털어주었다. 그리고 차가운 손으로 신효정의 붉은 얼굴을 감쌌다. 이렇게 하면 얼굴의 통증이 사라질 것 같았다.“오빠, 빨리 집에 가요. 아저씨가 곧 데리러 올 거예요.”신효정은 마음속으로 아쉬웠지만 여전히 재촉했다.“효정아, 뭐 하나 물어볼게.”이유희는 마른침을 삼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빨간 두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나를
이른 새벽, 이유희는 신효정을 재운 후 병원으로 달려가 구씨 가문과 신씨 가문의 사람들을 만났다.연세가 있는 신남준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신광구는 신남준이 쉴 수 있는 편안한 VIP 병실을 찾았다.“형, 이제 심문이 끝났어.”구윤은 복도 밖으로 나가 구도현의 전화를 받았다.“오랫동안 형사를 하면서 한눈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하지만 입이 무거워서 말을 안 해!”“그 자식이 뭐라고 했어?”구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서 이모를 습격한 건 예전에 열렬한 팬이었대. 그 사건 이후 은퇴를 해서 원한을 품고 있었어. 그 당시 자기의 감정을 속였다고 느꼈어. 젠장, 이런 헛소리가 어디 있어! 연서 이모는 그 당시 훌륭한 배우였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니 남의 탓을 하고 있어!”구도현은 구윤에게 밤새 참아 왔던 감정을 표현했다.구윤은 눈썹을 찌푸렸다.“요점만 말해.”“아, 미안해, 형.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좀 어긋났네.”구도현은 감정을 추스르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연서 이모가 다시 나타나서 예전의 슬픈 감정이 떠올랐대. 분모를 참을 수 없어서 충동 적으로 공격하러 왔다고 했어. 하지만 이런 거짓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게 틀림었어.”“네가 밤새 조사한 것이 내 생각과 같아.”구윤은 담담하게 말했다.“형, 내가 가진 증거로는 이걸 조사할 수밖에 없어. 이 남자는 매우 세심해. 핸드폰이 매우 깨끗하고 방조, 지시를 받은 흔적이 없어. 아마 다른 핸드폰이 있을 거야. 계획이 치밀해.”“이 남자의 배경을 더 깊이 조사해 봐. 누군가에게 뇌물을 받았다면 이런 일을 한 번만 하지 않았을 거야. 분명 다른 피해자가 있어.”“만약 한 번만 했다면?”구도현이 물었다.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그래도 그 말을 믿지 않아. 모든 것이 너무 우연이야. 분명 누군가가 시킨 거야. 연서 이모를 해치려는 사람을 명확하게 조사해야겠어.”“알겠어, 형. 우리 가족을 괜히 억울함을 당하게 하지 않
다음 날 아침 9시.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수술실 밖에 모였다. 신광구는 신남준을 부축하고 있었다. 부자는 수술실 문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진주는 이미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신효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신남준도 자신을 싫어하고 경주가 죽든 살든 상관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애쓰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는데, 아람이 왜 아직도 안 나와?”구만복은 복도에 앉아 수술실 방향을 계속 바라보며 걱정했다.“개두술은 작은 수술이 아니에요. 밤낮으로 하는 것도 정상이에요.”구윤은 옆에서 구만복의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람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대단해요. 이번 수술은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아니, 그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우리 딸이 밤낮으로 서 있는 게 걱정돼. 그 작은 몸이 견딜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밥은 먹었는지, 물은 마셨는지.”구만복은 말할수록 걱정됐다. 아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달려가서 딸을 보고 싶었다.구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아버지, 전 아버지가 안에 누워있는 사람을 걱정하는 줄 알았어요.”구만복은 초조해하는 신남준의 뒷모습을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그 자식이 확실히 내 소중한 딸을 살려주었어. 그래서 점수가 올라갔어. 마이너스에서 영으로 되었어.”구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신경주가 아버지의 소중한 딸을 구해준 건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번 기락산에서 아람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아버지, 하나만 물어볼게요. 만약...”“둘째 오빠! 오빠!”구윤이 말을 하려 하자 울음소리에 중단되었다. 조용하고 우울했던 복도의 분위기가 바꾸었다. 신광구와 신남준도 그 소리를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이힐을 신고 울면서 사람들 앞에 달려가는 이소희가 보였다.“소희야, 왜 왔어?”이유희는 바쁘게 앞으로 나아가 이소희를 막았다.“여긴 네가 소란을 피울 곳이 아니야. 당
“어렸을 때부터 둘째 오빠는 항상 저를 아끼고 챙겨주었어요. 제 마음속에서 둘째 오빠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에요.”이소희는 눈물을 닦으며 어깨가 계속 떨렸다.“어젯밤 오빠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어제 여기 오고 싶었지만 오빠가 오지 못하게 했어요. 제가 폐를 끼칠까 봐 걱정해요. 제가 일찍 왔었어야 했어요. 제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어휴, 착하네, 마음만 받을게.”신광구는 한숨을 쉬었다. 이소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감동과 감탄이 가득했다.“경주를 걱정해 줘서 아저씨가 고마워. 어릴 때 잘해준 게 헛되지 않았네.”“어렸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매우 친한 사이에요.”이소희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둘째 오빠가 저를 필요하는 한 저는 항상 있어요.”그 누구도 이 말의 뜻을 알 것이다. 이유희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 다른 건 상관없지만, 이소희가 신씨 가문 사람의 앞에서 경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귀족 가문 아가씨와 어울리지 않는다.“아들, 이 도련님의 동생도 경주에게 관심이 있어?”구만복도 팔꿈치로 구윤의 옆구리를 찔러대며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구윤은 솔직하게 말했다.“보아하니 그러네요.”“그럼 경주의 마음은? 아가씨를 안 좋아해?”구만복은 의심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알기로는 안 좋아해요.”구윤은 경주를 위해 좋은 말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러 번 접촉해 보면서 경주의 인성을 꿰뚫어 보았다. 경주는 단세포적 식물이다. 김은주를 좋아하면 오로지 김은주만 눈에 들어왔다. 아람과 같은 여신이 곁에 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돌아왔고 경주의 눈과 마음에는 오로지 아람만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람을 위해 몇 번이고 목숨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풉, 이 어린 소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경주 그 자식이 뭐가 좋다고 하나같이 달려드는 거야?”구만복은 코웃음을 치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내 아들은 하나같이 독신인데. 모두 신경주보
이소희의 심장이 쿵쾅 거리며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할아버지, 다른 뜻이 아니라, 저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능력은 제한되어 있지만 최소한 둘째 오빠를 해친 적이 없어요. 저는 오빠를 차가운 수술실에 누워서 고통을 겪게 하지 않았어요.”“이소희! 그만해!”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며 이소희를 말리려고 다가갔다.이때 신남준이 얼굴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물었다.“이소희 씨. 그 말은 구아람 씨를 비난하는 건가요? 내 손자를 저렇게 만든 것이 구아람 씨라고 생각해요?”“저, 저...”‘당연하지. 구아람 그년의 탓이야!’하지만 이소희는 생각한 대로 말할 수 없었다. 신남준은 아람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바로 이때, 큰소리가 났다. 사람들이 일제히 뒤돌아보자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구만복과 구윤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검은 정장 차람을 한 사람들이 검은 물결처럼 수술실을 향해 다가갔다. 구급 대원 두 명이 먼저 걸어 나왔다. 이어서 무겁고 피곤한 발걸음이 들려왔다. 날씬한 몸매가 활기차게 걸어왔다. 넓은 수술 가운과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아름다움을 가릴 수 없었다. 아람은 심호흡을 하더니 마스크를 천천히 벗었다.민낯으로 있는 아람의 아름다운 얼굴이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자 이소희는 멍해졌다. 입을 크게 벌리며 눈을 믿을 수 없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이 년이 둘째 오빠에게 수술해 준 거야?’“아람, 아람아!”구만복과 신남준은 빠르게 아람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아람의 손을 잡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밤을 새워서 충혈된 눈과 하얀 얼굴에 있는 마스크 자국을 보자 두 어른은 가슴이 아팠다.“아람아, 경주, 경주는.”신남준은 눈물을 흘리며 묻고 싶지만 묻지 못했다. 그 모습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신남준의 손을 잡더니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신 사장님이 혼수상태에서 할아버지의 기도를 들었나 봐요. 머릿속 혈전은 제가 이미 제거를 했어요. 수술이 성공했어요.”사람들은
이소희는 숨을 몰아쉬며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람은 어두운 안색으로 차갑게 이소희에게 다가갔다.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키는 여전히 아람보다 작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람은 내면이나 아우라가 너무 강하다. 순간 이소희를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다.“왜, 왜요?”이소희는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얘졌다.“별 뜻이 없어. 그냥 네 고민에 답해드리려고.”아람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수술 모자를 벗자 검은 머리카락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와 아름다움을 뿜었다.“네가 좋아하는 둘째 오빠가 위험에서 벗어났어. 이제 신에게 그만 빌어도 돼.”갑자기 아람은 이소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신에게 구걸하는 것보다 나에게 구걸하는 게 더 나아. 나 때문에 다쳤으니 내가 치료할 능력과 생명을 책임질 능력이 있어. 더 이상 걱정하지 마.”이소희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아람의 도발에 얼굴이 분노로 붉어졌다.‘내가 한 말들을 이 년이 들었네.’이소희가 반격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이유희가 반짝이는 눈으로 다가왔다.“아람아! 사람에게 수술할 줄도 알아?”“그럼 동물에게 수술해?”아람은 손을 들어 이마의 땀을 닦았다. 방금 긴 전투를 치른 아람은 너무 피곤해서 화를 낼 힘도 없었다.“아니 아니, 내 말은 네가 너무 대단해. 정말 대단해!”이유희는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몰랐다.“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으면 더 고급 어휘를 사용해 칭찬할 수 있을 거야.”아람은 이유희를 째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우리 효정은 왜 이놈을 좋아하게 된 거야. 돈이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화가 난 이소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순간 이유희의 입을 꿰매고 싶었다.갑자기 복도 반대편에서 초조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구 회장님! 구 사장님! 방금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늦어서 죄송합니다.”병원의 전 원장이 부원장과 권위 있는 전문가 두 명과 함께 멀리서 구만복과 구윤를 반갑게 맞이하며 정
“의술로 세상을 구하시는 훌륭한 의사. 회장님의 따님이 바로 유명한 신의 화이트 신이에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구씨 가문 아가씨는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갖춘 KS WORLD의 사장뿐만 아니라 천재 디자이너 알렉스이다. 그리고 이제는 ‘신의’라는 칭호까지 있다.‘이게, 이게 인간이야?’신남준과 신광구는 동공이 흔들리며 귀를 의심했다. 그들처럼 거물급 인사들은 화이트 신을 잘 알고 있었다. 화이트 신의 의료 기술, 특히 수술은 완벽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수술을 요청하고 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신을 초대한 것과 같다. 게다가 명성이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인터뷰도 응하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이다. 그래서 친한 구윤, 혹은 아람과 친분이 있는 전 원장 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구씨 가문 아가씨가 바로 화이트 신이었다.신광구는 입을 벌리며 충격을 설명할 수 없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3년 동안 살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어린 소녀가 그렇게 재능 있는 여자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 순간 신광구의 마음속에는 무력감, 상실감이 몰려왔다. 아마 평생 아람만큼 좋은 며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전 원장님, 정말...”아람은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왜 우리 아버지에게 얘기를 해요? 제가 비밀로 하라고 했잖아요.”“3년 동안 우리 병원에 여러 차례 뛰어난 수술을 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줬잖아요. 그런 좋은 일을 회장님께 알려야죠. 좋은 일은 혼자 아는 것도 좋지만 친아버지한테는 알려야죠!”전 원장은 감탄을 했다. 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숭배가 가득했다.“계집애, 이 계집애가...”이 말을 듣자 구만복은 기뻐하면서도 화가 났다. 아람을 때리고 싶지만 마음이 아파서 얼굴만 꼬집었다.“이런 일까지 아빠에게 숨겨? 엉덩이를 때려야 해!”“구회장! 사람도 많은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부끄러운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소아야.”놀라움의 눈물로 가득 찬 신남준이 다가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