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9시.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수술실 밖에 모였다. 신광구는 신남준을 부축하고 있었다. 부자는 수술실 문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진주는 이미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신효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신남준도 자신을 싫어하고 경주가 죽든 살든 상관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애쓰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는데, 아람이 왜 아직도 안 나와?”구만복은 복도에 앉아 수술실 방향을 계속 바라보며 걱정했다.“개두술은 작은 수술이 아니에요. 밤낮으로 하는 것도 정상이에요.”구윤은 옆에서 구만복의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람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대단해요. 이번 수술은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아니, 그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우리 딸이 밤낮으로 서 있는 게 걱정돼. 그 작은 몸이 견딜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밥은 먹었는지, 물은 마셨는지.”구만복은 말할수록 걱정됐다. 아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달려가서 딸을 보고 싶었다.구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아버지, 전 아버지가 안에 누워있는 사람을 걱정하는 줄 알았어요.”구만복은 초조해하는 신남준의 뒷모습을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그 자식이 확실히 내 소중한 딸을 살려주었어. 그래서 점수가 올라갔어. 마이너스에서 영으로 되었어.”구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신경주가 아버지의 소중한 딸을 구해준 건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번 기락산에서 아람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아버지, 하나만 물어볼게요. 만약...”“둘째 오빠! 오빠!”구윤이 말을 하려 하자 울음소리에 중단되었다. 조용하고 우울했던 복도의 분위기가 바꾸었다. 신광구와 신남준도 그 소리를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이힐을 신고 울면서 사람들 앞에 달려가는 이소희가 보였다.“소희야, 왜 왔어?”이유희는 바쁘게 앞으로 나아가 이소희를 막았다.“여긴 네가 소란을 피울 곳이 아니야. 당
“어렸을 때부터 둘째 오빠는 항상 저를 아끼고 챙겨주었어요. 제 마음속에서 둘째 오빠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에요.”이소희는 눈물을 닦으며 어깨가 계속 떨렸다.“어젯밤 오빠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어제 여기 오고 싶었지만 오빠가 오지 못하게 했어요. 제가 폐를 끼칠까 봐 걱정해요. 제가 일찍 왔었어야 했어요. 제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어휴, 착하네, 마음만 받을게.”신광구는 한숨을 쉬었다. 이소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감동과 감탄이 가득했다.“경주를 걱정해 줘서 아저씨가 고마워. 어릴 때 잘해준 게 헛되지 않았네.”“어렸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매우 친한 사이에요.”이소희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둘째 오빠가 저를 필요하는 한 저는 항상 있어요.”그 누구도 이 말의 뜻을 알 것이다. 이유희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 다른 건 상관없지만, 이소희가 신씨 가문 사람의 앞에서 경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귀족 가문 아가씨와 어울리지 않는다.“아들, 이 도련님의 동생도 경주에게 관심이 있어?”구만복도 팔꿈치로 구윤의 옆구리를 찔러대며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구윤은 솔직하게 말했다.“보아하니 그러네요.”“그럼 경주의 마음은? 아가씨를 안 좋아해?”구만복은 의심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알기로는 안 좋아해요.”구윤은 경주를 위해 좋은 말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러 번 접촉해 보면서 경주의 인성을 꿰뚫어 보았다. 경주는 단세포적 식물이다. 김은주를 좋아하면 오로지 김은주만 눈에 들어왔다. 아람과 같은 여신이 곁에 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돌아왔고 경주의 눈과 마음에는 오로지 아람만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람을 위해 몇 번이고 목숨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풉, 이 어린 소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경주 그 자식이 뭐가 좋다고 하나같이 달려드는 거야?”구만복은 코웃음을 치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내 아들은 하나같이 독신인데. 모두 신경주보
이소희의 심장이 쿵쾅 거리며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할아버지, 다른 뜻이 아니라, 저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능력은 제한되어 있지만 최소한 둘째 오빠를 해친 적이 없어요. 저는 오빠를 차가운 수술실에 누워서 고통을 겪게 하지 않았어요.”“이소희! 그만해!”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며 이소희를 말리려고 다가갔다.이때 신남준이 얼굴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물었다.“이소희 씨. 그 말은 구아람 씨를 비난하는 건가요? 내 손자를 저렇게 만든 것이 구아람 씨라고 생각해요?”“저, 저...”‘당연하지. 구아람 그년의 탓이야!’하지만 이소희는 생각한 대로 말할 수 없었다. 신남준은 아람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바로 이때, 큰소리가 났다. 사람들이 일제히 뒤돌아보자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구만복과 구윤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검은 정장 차람을 한 사람들이 검은 물결처럼 수술실을 향해 다가갔다. 구급 대원 두 명이 먼저 걸어 나왔다. 이어서 무겁고 피곤한 발걸음이 들려왔다. 날씬한 몸매가 활기차게 걸어왔다. 넓은 수술 가운과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아름다움을 가릴 수 없었다. 아람은 심호흡을 하더니 마스크를 천천히 벗었다.민낯으로 있는 아람의 아름다운 얼굴이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자 이소희는 멍해졌다. 입을 크게 벌리며 눈을 믿을 수 없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이 년이 둘째 오빠에게 수술해 준 거야?’“아람, 아람아!”구만복과 신남준은 빠르게 아람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아람의 손을 잡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밤을 새워서 충혈된 눈과 하얀 얼굴에 있는 마스크 자국을 보자 두 어른은 가슴이 아팠다.“아람아, 경주, 경주는.”신남준은 눈물을 흘리며 묻고 싶지만 묻지 못했다. 그 모습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신남준의 손을 잡더니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신 사장님이 혼수상태에서 할아버지의 기도를 들었나 봐요. 머릿속 혈전은 제가 이미 제거를 했어요. 수술이 성공했어요.”사람들은
이소희는 숨을 몰아쉬며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람은 어두운 안색으로 차갑게 이소희에게 다가갔다.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키는 여전히 아람보다 작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람은 내면이나 아우라가 너무 강하다. 순간 이소희를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다.“왜, 왜요?”이소희는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얘졌다.“별 뜻이 없어. 그냥 네 고민에 답해드리려고.”아람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수술 모자를 벗자 검은 머리카락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와 아름다움을 뿜었다.“네가 좋아하는 둘째 오빠가 위험에서 벗어났어. 이제 신에게 그만 빌어도 돼.”갑자기 아람은 이소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신에게 구걸하는 것보다 나에게 구걸하는 게 더 나아. 나 때문에 다쳤으니 내가 치료할 능력과 생명을 책임질 능력이 있어. 더 이상 걱정하지 마.”이소희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아람의 도발에 얼굴이 분노로 붉어졌다.‘내가 한 말들을 이 년이 들었네.’이소희가 반격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이유희가 반짝이는 눈으로 다가왔다.“아람아! 사람에게 수술할 줄도 알아?”“그럼 동물에게 수술해?”아람은 손을 들어 이마의 땀을 닦았다. 방금 긴 전투를 치른 아람은 너무 피곤해서 화를 낼 힘도 없었다.“아니 아니, 내 말은 네가 너무 대단해. 정말 대단해!”이유희는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몰랐다.“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으면 더 고급 어휘를 사용해 칭찬할 수 있을 거야.”아람은 이유희를 째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우리 효정은 왜 이놈을 좋아하게 된 거야. 돈이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화가 난 이소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순간 이유희의 입을 꿰매고 싶었다.갑자기 복도 반대편에서 초조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구 회장님! 구 사장님! 방금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늦어서 죄송합니다.”병원의 전 원장이 부원장과 권위 있는 전문가 두 명과 함께 멀리서 구만복과 구윤를 반갑게 맞이하며 정
“의술로 세상을 구하시는 훌륭한 의사. 회장님의 따님이 바로 유명한 신의 화이트 신이에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구씨 가문 아가씨는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갖춘 KS WORLD의 사장뿐만 아니라 천재 디자이너 알렉스이다. 그리고 이제는 ‘신의’라는 칭호까지 있다.‘이게, 이게 인간이야?’신남준과 신광구는 동공이 흔들리며 귀를 의심했다. 그들처럼 거물급 인사들은 화이트 신을 잘 알고 있었다. 화이트 신의 의료 기술, 특히 수술은 완벽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수술을 요청하고 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신을 초대한 것과 같다. 게다가 명성이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인터뷰도 응하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이다. 그래서 친한 구윤, 혹은 아람과 친분이 있는 전 원장 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구씨 가문 아가씨가 바로 화이트 신이었다.신광구는 입을 벌리며 충격을 설명할 수 없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3년 동안 살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어린 소녀가 그렇게 재능 있는 여자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 순간 신광구의 마음속에는 무력감, 상실감이 몰려왔다. 아마 평생 아람만큼 좋은 며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전 원장님, 정말...”아람은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왜 우리 아버지에게 얘기를 해요? 제가 비밀로 하라고 했잖아요.”“3년 동안 우리 병원에 여러 차례 뛰어난 수술을 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줬잖아요. 그런 좋은 일을 회장님께 알려야죠. 좋은 일은 혼자 아는 것도 좋지만 친아버지한테는 알려야죠!”전 원장은 감탄을 했다. 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숭배가 가득했다.“계집애, 이 계집애가...”이 말을 듣자 구만복은 기뻐하면서도 화가 났다. 아람을 때리고 싶지만 마음이 아파서 얼굴만 꼬집었다.“이런 일까지 아빠에게 숨겨? 엉덩이를 때려야 해!”“구회장! 사람도 많은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부끄러운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소아야.”놀라움의 눈물로 가득 찬 신남준이 다가와 아
이런 큰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열흘 정도 혼수상태에 빠져도 정상이다.하지만 경주는 일반인과는 달랐다. 특전사 출신으로 신체 기능의 모든 면이 일반인보다 강하다. 그래서 넷째 날 깨어났다.“신 사장님! 사장님! 사장님! 사장님!”‘시, 시끄러!’경주는 힘겹게 눈을 뜨자 흐릿했던 시야가 서서히 맑아졌다. 눈에 들어온 것은 수염이 덥수룩한 한무의 얼굴이었다.“사장님이 깼어요, 사장님이 깼어요!”“너처럼 소리 지르면, 죽은 사람도 깨겠어.”경주는 고막이 윙윙거리고 머리가 멍했다.“지금, 어디야?”“당연히 병원이죠! 사장님은 큰 재앙을 겪었어요!”한무는 경주가 겪은 고통을 생각하자 울컥했다.“아, 아람이!”경주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아닌 아람을 걱정했다. 머릿속에는 그 깡패가 철봉을 들고 아람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 후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몰랐다. 아람을 잘 지켜주었는지 몰랐다.‘만약 지켜주지 못했다면? 만약에 그러면? 차라리 죽는 게 낫을 거야!’한무는 재빨리 경주를 붙잡고 달랬다.“괜찮아요! 사모님은 다치지 않았어요. 사장님이 사모님을 구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이때 구급 대원과 주치의가 모두 달려와 한무를 도와 경주를 제압했다.“아람은? 아람을 찾을 거야!”경주는 침대에서 덥석 일어나자 입술을 떨며 얼굴이 붉었다. 감정이 극도로 동요한 것 같았다.“사장님! 일단 쉬어요! 잘 쉬고 사모님을 만나러 가요. 지금 모습을 보세요.”“지금 아람을 만날 거야, 지금 당장!”경주는 왠지 모르게 온몸의 신경이 긴장되었다. 머릿속은 끓어오르는 보일러처럼 동요했고 가슴에서 욱신거리는 심장의 격렬한 박동도 가슴을 뚫을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안절부절못할 때, 맑고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신경주! 세 살짜리 애야? 왜 소란을 피우는 거야?”병실은 순간 고요해졌다. 아람은 문틀 중간에 서서 눈썹을 찌푸렸다. 그 모습은 시간을 초월한 박물관의 여신상처럼 아름다웠다.“사, 사모님!”
경주의 커다란 몸이 부들부들 떨며 아람에게 다가갔다.“너...”경주는 재빨리 아람의 손목을 잡고 덥석 잡았다. 시선이 흔들리더니 경주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혀 가슴이 떨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아람아, 네가 괜찮으면 돼. 괜찮아서 다행이야.”경주는 턱을 아람의 어깨에 기대며 속삭였다. 분명 다친 사람은 경주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람은 경주를 함부로 만질 수 없어 얼굴을 붉히며 엄숙하게 말했다.“너 아직 회복 안 했어. 움직이면 안 돼. 빨리 침대로 돌아가서 쉬어!”“싫어.”경주는 고집을 부렸다. 눈시울을 붉히며 아람을 더욱 꽉 껴안았다.둥-아람은 눈을 부릅뜨더니 깜짝 놀랐다.‘심장박동이 왜 이렇게 빠른 거야. 몸도 뜨겁고 근육도 터질 것 같네.’경주의 부들부들 떠는 몸은 아람까지 떨리게 했다. 이 모슨 반응이 경주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신경주, 너 이상해. 먼저 놔줘, 놔. 음!”경주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제어할 수 없었다. 호흡도 흐트러져 눈을 붉히며 아람의 입술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경주가 앞으로 다가가자 아람은 뒤로 물러섰다. 결국 물러설 길이 없어 벽에 기대어 경주의 강력한 키스를 받았다.경주는 눈을 감았다. 마치 사막에서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트레킹을 한 여행자가 마침내 유일한 물을 찾은 것 같았다. 얇은 입술이 무의식적으로 아람의 입술을 빨고 맞물려 이빨을 열고 얽혔다.아람은 경주에게 눌려 키스하자 귀 끝, 얼굴, 심지어 목까지 빨개졌다. 점점 경주의 호흡이 고르고 차분해지며 통제할 수 없는 불타는듯한 눈동자도 점점 맑아지는 것 같았다. 오직 아람을 향한 키스는 여전히 깊었고 억제하지 않았다. 산소 결핍만 아니었다면 밤새 키스를 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이마에 젖은 땀으로 가득 찬 채 헐떡였다. 경주의 환자복은 땀에 흠뻑 젖어 가슴 근육에 붙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옷을 입지 않은 것 같아 아람의 앞에서 유혹했다. 자세히 보니 경주의 창백한 입술도 붉고 윤기가 돌았다.‘뭐야? 보양하는 거야
문을 두드리자 아람이 들어왔다.“전 원장님.”“구아람 씨, 얼굴이 너무 빨갛네요. 어디 아파요?”아람의 붉은 볼을 보자 전 원장은 걱정하며 물었다.“아, 괜찮아요.”아람은 마음속으로 경주를 욕하며 심호흡을 하고는 붉게 달아오른 볼을 만졌다.“신경주의 뇌 CT 결과는 나왔어요?”“나왔어요.”전 원장은 서랍에서 필름을 꺼내 아람에게 건넸다. 아람은 그것을 들고 불빛을 통해 열심히 보았다. 갑자기 눈썹을 찌푸리더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구아람 씨, 어디가 잘못된 건지 알죠?”전 원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아람 씨를 제외하고 전국을 보면 이 수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 명 이하라고 할 수 있어요.”“성공이요? 제가 성공한 것 같아요?”아람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손을 내려놓자 필름이 미세한 소리를 냈다.“제 생각에는 환자에게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이건 실패한 거예요!”아람은 무엇이든 견딜 수 있었지만 실패의 맛은 견딜 수 없었다. 실패한 것이 하필 경주였다. 가슴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 아파 코트 옷깃을 움켜쥐었다.“어느 의사든, 위협적이고 어려운 수술을 한 후, 후유증을 나기는 가능성이 엄청 큽니다.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전 원장은 아람의 승부욕을 잘 알고 있어서 천천히 위로해 주었다.“그래서 방금 나를 봤을 때 감정이 통제되지 않았구나.”아람은 속삭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전 원장은 한숨을 쉬었다.“당분간은 진정제 같은 약으로만 억제할 수 있어요. 더 좋은 방법은 없어요. 환자의 마음이 충분히 평온하고 감정이 충분히 안정되면 억제할 수 있어요.”‘평온하고 안정적? 그래서 키스한 후 안정된 거야?’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 병은 치료하기 쉽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자정, 천세당.호화로운 유럽식 고급 룸 안에 허벅지 뿌리까지 벌어진 중국식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