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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동굴에서 멀어졌다. 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절벽을 보았다. 무언가 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이현이 그런 그녀를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 저기서 하룻밤 더 보내고 싶어? 그러다 어제 죽인 암컷 뱀의 남편이라도 나타나면 어쩌려고?”

“습하고 독사가 사는 곳이었잖아. 저 안에 칠엽초가 있는 건 아닐까?”

온지유는 사실 추측한 것이었다. 여하간에 동굴엔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책에서 본 칠엽초는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 습한 곳에서만 자란다고 했으니까.

칠엽초는 음습한 곳을 좋아했기에 햇볕을 피해야 했다.

꼭 사람들 무리에 끼지 못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같았다.

모순이 많은 개체다.

여이현은 그녀의 말에 정말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말했다.

“그럼 여기서 기다려. 내가 얼른 가서 확인하고 올게.”

“아니야. 같이 가. 만약 어제 죽인 독사의 남편이라도 돌아오면 혼자서는 무리잖아.”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음을 지었다. 이 농담은 오로지 두 사람만 알아듣는 농담이었다.

온지유와 여이현은 서로가 한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칠엽초네.”

동굴을 한 바퀴 빙 둘러보니 깊숙한 곳에서 칠엽초를 발견했다.

하늘이 두 사람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려는 것인지 동굴 입구에서 또 하나를 발견했다. 햇볕이 들어오는 곳 바로 옆에 자라나 있었다. 빛깔도 좋아 이미 딴 칠엽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마치 칠엽초의 공주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위에 있는 다른 잡초는 평민 같았다.

여이현은 흥분한 얼굴로 따려고 했지만 온지유가 그를 잡아당겼다.

그는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손으로 따면 안 돼. 그러다가 망가지면 어떡해. 우린 반드시 완전한 모습 그대로 가져가야 해. 안 그러면 칠엽초는 우리가 돌아가기도 전에 말라 죽어 버릴 거야.”

온지유는 책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며 말하곤 이내 여이현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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