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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이미 전부 지나간 일이야. 그러니까 자꾸 떠올리려고 하지 마. 지금은 우리 가족 모두 한곳에 있잖아. 별이도 치료를 받고 있으니 튼튼해질 거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씩씩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거야.”

여이현은 울적해진 그녀의 기분을 눈치채고 위로했다.

별이의 건강을 언급하니 온지유는 다소 기분이 나아졌다.

‘그래, 고통은 전부 지나간 일이잖아. 우린 이제부터 현재에만 집중하면서 살면 돼.'

어느새 돼지고기 죽은 완성되었다. 딴생각하고 있던 온지유는 뜨거운 냄비에 그대로 손을 가져다 댔다.

“아!”

뜨거운 것이 손에 닿자 온지유는 화들짝 놀라며 손을 떼곤 귓불을 만지며 식혔다.

“괜찮아?”

여이현은 다급하게 온지유의 손을 보았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자 마침 온지유가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맞물렸다.

입술은 부드럽고 따듯했다.

여이현은 그 순간 가슴이 간질거렸다.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다면 지금 당장 멈췄을 테지만 온지유의 손가락이 더 걱정되었다.

“괜찮아. 그냥 조금 부은 것 같아.”

온지유는 손을 내밀며 보여주었다. 손가락이 전부 빨갛게 되었고 손끝에는 물집도 생겨났다.

여이현은 얼른 그녀의 손을 싱크대로 가져다 대며 물을 틀었다.

“일단 물로 식혀. 남은 건 내가 할게.”

그는 몸을 돌려 가스를 꺼버린 후 냄비를 들었다. 냄비 뚜껑을 연 순간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주방에 퍼졌다.

죽을 냄비에서 퍼낸 후 그릇에 담아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온지유도 수도꼭지를 닫은 후 따라갔다.

별이에게로 가는 길에서 여이현은 먼저 법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네가 아직 법로 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 알아. 나도 네 선택을 존중해. 하지만 법로 님은 별이의 외할아버지잖아. 이건 바꿀 수 없는 현실이야. 별이도 알 권리가 있고...”

온지유는 침묵했다.

만약 법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아버지였다면 그녀는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친부는 하필이면 법로였고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면서 손에 피를 묻혔다.

그녀는 법로를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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