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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익숙한 말투에 온지유는 고개를 번쩍 들고 홍혜주를 바라보았다. 홍혜주의 눈가에 은구슬 같은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홍혜주의 옷은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전투를 겪은 화약 흔적이 남아있어서 먼지를 뒤집어쓴 듯 초라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닥뜨리자 혼혜주는 빠른 발걸음으로 온지유에게 다가가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유 씨, 저 돌아왔어요. 소대장님 소식 들었어요.”

그녀는 병사들과 함께 전쟁터로 향했다. 그러다 적군의 대포에 쓰러져 여러 날 동안 혼미상태였다. 다시 눈을 떠보니 모든 기억이 회복되어있었다.

그리고 영지도 돌아와서야 여이현의 희생 소식을 알게 되었다.

홍혜주는 온지유가 여이현에 대한 깊은 감정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알고 이리로 황급히 달려왔다.

온지유는 홍혜주를 본 순간부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자주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제일 기대했던 아이마저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그녀 곁을 떠나버렸다.

“콜록, 콜록!”

그녀는 너무 슬퍼 감정 기복이 심했는지 맹렬한 기침을 하다가 급기야 피를 토하고 말았다.

이 장면에 옆에 서 있던 홍혜주는 소스라치게 놀라 했다. 다행히 인명진이 휴지를 가져다주며 홍혜주에게 온지유를 위로해 주라는 눈치를 줬다.

홍혜주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온지유 곁에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다.

“지유 씨, 전 지유 씨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 그리고 지유 씨가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아요. 하지만 진정하시고 마음을 다잡으세요. 그래야 아이를 만날 수 있죠.”

“뭐라고요?”

온지유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했다.

‘아이라니? 우리 아이는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것이 아니었나? 혜주 씨가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온지유는 목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혜주 씨, 무슨 뜻이죠? 무슨 소식을 알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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