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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홍혜주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현재 쓸개를 먹은 것처럼 목구멍이 쓰라렸다. 온지유가 이렇게 슬픈 얼굴로 남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온지유는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토끼처럼 빨간 두 눈으로 홍혜주를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홍혜주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진실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지유 씨, 아이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은 소대장님뿐이에요. 하지만 소대장님께서는...”

현재 여이현의 사망 통지가 널리 퍼진 마당에 믿으려 하지 않아도 방법이 없었다. 오랫동안 찾아보았는데도 여이현의 그림자조차 발견하지 못했으니 이미 건너지 말아야 할 다리 너머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오직 여이현만이 아이의 행방을 알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온지유는 북받쳐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양 볼을 따라 쉴 새 없이 흘러내려왔다.

“혜주 씨, 그 말 진심이세요? 절 속이시는 거 아니에요? 저는 제 아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저는...”

온지유는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었다.

홍혜주는 그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파 온지유를 품에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지유 씨, 진짜예요. 살아만 있다면 뭐든 다 가능하죠. 소대장님께서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데려오려는 속셈일 수도 있죠.”

그녀는 이렇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온지유를 속이는 말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렇게 하면 온지유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온지유는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다.

‘이현 씨라면 모든 일을 잘 계획했을 거야. 그래야 이현 씨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홍혜주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요. 혜주 씨 말이 맞아요. 더 강해져서 꼭 제 아이를 살아서 만날 거에요. 혜주 씨, 그동안 고생이 많았어요.”

온지유는 붕괴한 멘탈을 다시 붙잡고 이성을 되찾았다.

그녀는 아직도 홍혜주가 그녀를 보호하려고 심하게 다쳤던 일을 잊을 수 없었다. 홍혜주는 그녀 때문에 노승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당시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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