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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배진호는 급히 말했다.

“지유 씨, 먼저 방에 들어가 계세요. 제가 먼저 나서겠습니다.”

여진숙은 늘 온지유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여이현이 사망한 지금 배진호는 그의 부탁을 받은 사람으로서 온지유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이에 온지유는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제가 직접 뵐 거예요.”

배진호가 한두 번은 막아줄 수 있더라도 매번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온지유는 배진호의 어깨를 쓰다듬고 여진숙을 만나러 내려갔다.

여진숙은 모란꽃이 새겨져 있는 흰색 치마를 입고 서 있었다. 에메랄드그린 보석을 달고 있는 그녀는 온유하고 우아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눈빛은 독기를 머금고 있었다.

여진숙은 온지유를 보자마자 건방진 태도로 따졌다.

“온지유, 넌 무슨 얼굴로 이곳으로 돌아온 거니?”

여진숙은 하이힐을 신고 온지유에게 달려왔다. 막무가내로 휘두른 손찌검은 공중에서 온지유에게 막혔다. 온지유는 여진숙의 손목을 잡고 뒤로 꺾으며 뿌리쳤다.

여진숙이 뒤로 몇 걸음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온지유 네가 감히 날 밀어? 정말 하늘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

지금의 온지유는 눈빛으로 굳센 의지를 나타냈고 옛날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온지유의 작은 몸에 이리도 강한 힘이 존재하고 있다니.

온지유는 도도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하세요. 손찌검이나 하시지 말고. 제가 지금 많이 참아주고 있는 거예요.”

온지유는 일을 해결하러 왔지 괴롭힘을 당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온지유, 네가 뭔데 이렇게 기세가 등등한 건데? 이현이는 너 때문에 죽은 거잖아!”

여진숙은 분노에 찬 두 눈으로 온지유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노승아는 온지유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 끝까지 그녀의 신분을 밝혀주지 못했다.

여이현의 이름 세글자는 날카로운 비수처럼 온지유의 심장에 꽂혔다. 여이현의 죽음은 온지유에게 여전히 말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그래서 고작 이 말 하시려고 찾아온 거예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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