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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가장 아끼던 사람이었다. 만약 여이현이 살아 있었다면 온지유가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을 겪는 걸 절대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배진호가 온지유의 곁에 서 있는 이유는 단지 여이현의 뜻을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그는 여이현을 대신해 온지유를 보호해야 했고 동시에 자신의 결백도 지켜야 했다.

배진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대표님께서는 생전에 이미 모든 재산을 온지유 씨에게 양도하셨습니다. 여기가 그 양도 날짜입니다. 당시 온지유 씨는 출산 중이었지만 아이를 잃고 말았습니다. 온지유 씨는 대표님 곁에 수년을 함께하며 일해 온 사람입니다. 이 정도는 충분히 받을 만한 권리가 있습니다.”

“지유야, 나 찾았니?”

배진호가 말을 마친 순간 온지유가 대답할 틈도 없이 약간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여희영이 보랏빛 원피스를 입고 짙은 와인색 단발머리를 단정히 한 채 우아하고도 매혹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여희영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고모님, 와주셨군요.”

그녀는 먼저 인사를 한 뒤 다시 주주들을 향해 말했다.

“여진 그룹의 재산을 제가 상속받는 게 여러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재산 전부를 여씨 가문 사람에게 넘기겠습니다. 여러분이든, 여씨 가문의 다른 분들이든, 서로 분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알아서 해결하세요.”

온지유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표정 또한 흔들림이 없었다.

“지유야,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니?”

여희영은 완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배진호에게서 온지유가 자신을 찾는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만 해도 다소 의아했지만 여진 그룹까지 오게 된 이유가 재산을 전부 자신에게 넘기기 위함이라니 상상조차 못 했다.

이 재산은 여이현이 온지유에게 남긴 것인데.

누구에게 얼마나 줄지는 여이현의 자유였고 온지유가 여이현 곁에서 보낸 세월을 생각하면 그녀가 당연히 받을 자격이 있었다.

여진숙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여희영과는 오래전부터 사이가 나빠져 연락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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