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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온지유가 결혼을 원치 않는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정미리는 무엇보다 온지유가 자신을 잘 돌보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나중에 혼자 지내게 되더라도 자식이 필요하면 입양을 하면 되고 원치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온지유는 그런 부모님의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 비록 혈연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모님이었고 온지유에게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겪을 때 부모님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어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빛으로 이끌어 주었다.

온지유는 눈가가 시큰해졌지만 부모님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버지, 어머니, 저 결심했어요. 이현 씨는 자신의 직업을 위해 생을 마감했어요. 이현 씨가 마치지 못한 일들을 제가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고 싶어요. 만약 제가 그곳에서 죽게 된다면 그것 또한 나라를 위해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니 후회는 없을 거예요.”

온지유는 이미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돌아온 날 밤 컴퓨터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고 기자로 일했던 경험 덕분에 답신도 곧바로 받았다.

온지유에게는 떠나기 전까지 남은 3일 동안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고 인사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정리한 후 S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려 했다.

온경준은 묵묵히 그녀의 말을 들었고 정미리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마지막에 온경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새는 언젠가 둥지를 떠나 날아가겠지. 지유야, 네가 결정을 내렸으니 너의 일을 잘 해내. 다만 시간이 되면 꼭 아빠랑 엄마에게 전화해 줘. 그렇지 않으면 네 엄마는 네 걱정에 밤잠을 설치게 될 거야.”

온지유가 떠나 있던 동안 정미리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가 아이를 낳을 때도 곁에 있어 주지 못했기에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

그들의 소중한 온지유는 정말 가여웠다. 아이도 지키지 못했고 남편도 떠나보냈으며 이제 자신의 출생 비밀까지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녀는 전쟁 지역으로 떠나려 하고 있었다.

온경준은 생각할수록 감정을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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