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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아이는 작은 고양이처럼 그녀의 가슴에 순하게 기대어 있었다. 작은 손바닥을 그녀 앞에 올려놓은 모습이 꽤 힘이 있어 보였다.

온지유는 아이의 손을 살짝 떼어 내려 했지만 그 순간 아이가 나직이 말했다.

“심장 소리가 정말 편안해요...”

그러면서 그녀를 더욱 꽉 껴안았다.

종군 기자로 활동한 지난 5년 동안 온지유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이 아이만큼은 묘한 느낌을 주었다.

아이는 부드럽고 애틋한 목소리로 그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온지유는 아이를 안은 채 밖으로 나왔다. 예상치 못하게 모래바람이 몰아쳤지만 다행히 빠르게 화국 군용 차량에 올랐다.

“대사관까지 좀 태워주실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운전병은 온지유의 목에 걸린 기자증을 눈여겨보았다. 특히 그녀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차는 대사관까지 40분을 달려 도착했고 온지유는 아이를 안은 채 대사관으로 들어섰다. 전담 직원을 찾아가 아이를 맡기려 했으나 아이는 필사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괜찮아. 이분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우리를 집으로 돌아가게 해줄 거고 네 엄마 아빠를 찾는 것도 도와주실 거야.”

온지유는 부드럽게 아이를 달랬다.

말하지 않아도 이 아이 역시 부모와 헤어진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부모가 이미 희생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를 대사관에 데려가 직원이 아이의 신상을 등록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온지유의 뒤로 몸을 숨기며 그녀와 직원이 아무리 달래도 앞에 나와 말하려 하지 않았다.

직원은 고민 끝에 말했다.

“아이가 말도 잘 안 하고 자꾸 당신에게만 의지하는데 혹시 며칠만 아이를 맡아 주실 수 있을까요?”

“이쪽 전투가 몇 가지 이유로 며칠간 멈출 예정입니다. 그동안 아이를 잘 돌봐 주세요. 제가 전문 인력을 불러오겠습니다.”

온지유는 말없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아이가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그녀는 아이의 눈을 내려다보았다. 반짝이는 흑요석 같은 눈동자에 촉촉한 눈물이 고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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