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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구마를 받았다. 별이는 천천히 한입 베어 물었고 온지유가 물을 한 잔 떠오면서 말했다.

“부족하면 더 줄 테니까 많이 먹어.”

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온지유는 피식 웃었다.

별이는 말하기 싫어하는 아이였다. 별이를 계속 지켜보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천막 안의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합을 뜻하는 호각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깜짝 놀란 온지유는 군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틀림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때, 온지유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고작 5살 된 아이가 고구마를 내려놓고 바른 자세로 서서 경례 자세를 취한 것이었다. 온지유는 군의 규칙에 익숙해진 어린아이가 군인의 아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별이가 만약 열사의 유자녀라면 고향이 아닌 이곳에서 지내게 할 수 없었다.

“별이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별이는 군인도 아닌데 어떻게 경례하는 것을 배운 거야? 누가 가르쳐주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온지유는 별이 앞에 쭈그려 앉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별이는 온지유를 빤히 쳐다보더니 쭈뼛거리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할아버지예요.”

별이의 말에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고 할아버지를 잃고 나서 먼지투성이가 된 채로 밖에서 떠돌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깐 여기서 쉬고 있어. 나갔다가 곧 돌아올 테니까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말고 이곳에서 기다려야 해.”

온지유는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온지유는 곧바로 대사관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대사관의 담당자한테 오늘 알게 된 것을 말했다.

“저한테 데려가라고 했던 아이한테 물었더니 이름이 별이래요. 부모님을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방금 집합 호각 소리를 들었을 때 군인처럼 바른 자세로 서서 경례하더라고요. 몸에 밴 것처럼 호각 소리를 듣자마자 경례했고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거래요. 군인의 아이라면 제대로 조사해서 아이가 좋은 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줄 수 있잖아요.”

대사관에서 별이가 군인의 아이인지 조사하면 금방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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