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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신무열이었다. 신무열은 싸늘한 표정을 짓고서 성큼성큼 들어왔다. 신무열이 눈짓하자 요한이 재빨리 김혜연을 끌어당겼다. 김혜연은 신무열이 화났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요한한테 끌려서 밖으로 나갔다.

온지유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김혜연을 쳐다보았는데 고귀한 백조처럼 그 자리에 도도하게 서 있었다. 신무열이 다가오더니 온지유한테 사과했다.

“다 내 잘못이야. 지유야, 정말 미안해.”

온지유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면서 말했다.

“무열 씨 탓이 아니에요. 이곳으로 오겠다고 약속한 건 노석명 때문이잖아요. 그 계획을 언제부터 진행할 건지 알려줘요. 그것 말고 다른 일은 신경 쓰고 싶지 않거든요.”

온지유는 이곳의 분위기에 휩쓸리기 싫었다. 그러자 신무열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밖으로 나가자. 우리가 같이 있는 걸 보면 노석명은 참지 못하고 조용히 따라오다가 습격하려고 할 거야.”

뱀을 유인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했다.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요. 급한 일이 아니면 우리 집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까 그 여자 말로는 Y 국 통치권을 나에게 준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온지유는 신무열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신무열은 온지유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어쩐지 온지유한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무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법로와 확실히 통치권을 온지유에게 넘기겠다는 얘기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온지유와 상의하기 위해 물자를 지원하면서 호감을 샀지만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부하 때문에 들통날 줄 몰랐다.

신무열은 화가 났지만 씁쓸한 마음이 더 컸다. 온지유가 그동안 겪어온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 해도 그 상처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유야,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해.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로 너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까? 아버지랑 나는 네가 율인지 모르고 있었어. 이제야 알게 되어서 아버지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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