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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고문!

예전이라면 책이나 영화에서나 들어 봤을 생소한 단어를 바로 눈앞에서 들을 줄은 몰랐다. 법로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Y국에서 못 할 일이야 뭐가 있을까.

온지유는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Y국 일에 관심은 없어요. 올 때 이미 다 말한 것 같은데요. 저는 그저...”

“하지만 지유야, 우리 사이의 혈연은 감출 수 없는 사실이야. 그렇다고 평생 우리를 부정하고 살 셈이야?”

신무열은 한 번도 온지유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없었다. 온지유에게 무거운 말을 꺼낸 적도 물론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지유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들 사이의 인연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앞으로의 일은 아직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무열 씨...”

“오빠라고 불러.”

백무열은 온지유에게 강제로 무언가 요구 하는 일은 없었다.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 온지유는 그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온지유는 말을 잇지 않았다. 신무열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골랐다.

온지유가 신무열에게 전한 대로 어릴 적 기억은 경성에서 시작되고 경성에서 자라왔다.

Y국에는 티끌만큼의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다. 운명의 이끌림을 따라가고 싶다 하더라도 감정의 기반이 없는 가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온지유는 갑갑했다.

“못 하겠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제힘을 빌려도 좋아요. 하지만 법로는...”

“아버지가 왜? 아무리 나쁜 일을 했던 사람이었대도 지유 너에게는 미안한 일을 한 적이 없는 분이셔. 네가 아버지 딸이 아니었으면 인명진과 홍혜주는 어떻게 만날 수 있었다고 그래? 너의 방도 네가 떠난 이후로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었어. 오히려 수리를 하고 보강했지. 지유야, 우리가 어떻게 하면 네가 마음을 열어줄 거야?”

신무열의 눈빛에는 진심이 어려있었다.

온지유는 그에게서 진심을 읽어 냈다. 죽음조차도 각오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죽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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