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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작가: 류한나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차에 올랐지만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인해 신무열과 요한은 여전히 주위를 경계했다. 온지유도 별이를 안고 창밖을 유심히 내다보았지만 조용히 차량을 따라오는 사람들이 온지유가 Y 국에 도착할 때까지 보호해 주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법로는 온지유가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는 가장 크고 예쁜 집을 마련해 주었다. 온지유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과한 장식이 눈에 거슬려서 다시 나왔다.

“다른 집으로 안내해 주세요.”

온지유는 법로와 마주치지 않았지만 법로가 준비한 집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법로가 어떻게든 온지유와 다시 가까워지고 싶어 했지만, 이런 의미 없는 선심은 오히려 온지유의 반감을 샀다. 온지유가 Y 국에서 하마터면 살해당할 뻔한 기억이 계속 떠올랐고 인체 실험의 강렬한 트라우마는 여전히 온지유의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Y 국 사람들은 아주 잔인했고 중독 때문에 목숨을 잃은 여이현을 생각하면 절대 법로를 용서할 수 없었다. 온지유의 친아빠인 법로와 여이현은 늘 대립 면에 서서 싸웠다. 그래서 온지유는 5년 동안 여이현의 죽음이 법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사했다.

“그럼 저쪽 집에서 지내.”

온지유가 고집을 피우자 신무열도 어쩔 수 없었다. 온지유는 다른 집 안으로 들어갔고 신무열은 업무를 보러 자리를 비웠다. 요한이 생활용품을 온지유에게 전해준 뒤, 볼 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웠고 집에는 온지유와 별이만 남아있었다.

환경이 바뀌어서 무서울 법도 한데 별이는 그저 조용하게 온지유 곁에 앉아 있었다. 별이는 낯선 곳에 와서도 잘 적응했다.

“당장 꺼져!”

온지유가 별이와 얘기를 나누려는데 갑자기 한 여자가 소리를 지르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한눈에 보아도 Y 국 사람이었고 20살 정도 되어 보였다.

온지유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온지유는 싸우기 싫었지만 그 여자는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냅다 소리부터 질렀다.

“지금 당장 꺼지지 않으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온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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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자는 온지유가 제법 강한 여자라는 것을 그제야 눈치챘다. 하지만 온지유를 내쫓기 위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지금 네가 있는 곳이 어딘지 몰라서 그래? 도련님의 마음을 얻었다고 해서 Y 국의 통치권을 일부 얻어서 사모님이 될 것 같아? 이곳에 네가 원하는 건 없어. Y 국의 통치권은 법로님과 도련님이 율 아가씨에게 드리기로 했으니까 꿈 깨! 넌 네 사생아를 데리고 당장 여기서 나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사생아를 데리고 온 거야!”그 여자의 이름은 김혜연이었다. 김혜연은 온지유를 노려보면서 소리를 질렀고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온지유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하면서 온지유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온지유는 5년 전처럼 나약한 인간이 아니었다.온지유는 가볍게 김혜연을 제압했고 온지유가 뭐라고 말하려는데 요한이 신무열이 부탁한 물건을 가지고 들어왔다.“아가씨, 도련님께서 부탁한 옷을 드리려고 왔어요.”김혜연은 두 눈을 커다랗게 뜨더니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다, 당신이 율 아가씨라고?”김혜연은 온지유가 신무열을 유혹해서 권력을 얻으려는 나쁜 여자인 줄 알았다. 그래서 사생아를 신무열의 아이라고 속이고 데려온 줄 알았는데 온지유는 사실 율이었다.‘하지만 율 아가씨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들었어. 그런데 이렇게 큰 아이가 있다고?’“아가씨도 알아보지 못하다니, 당장 꺼지지 못해?”요한이 소리를 지르자 온지유는 김혜연을 놓아주었고 김혜연은 온지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요한은 솟구치는 화를 억누르면서 말했다.“얼른 아가씨한테 사죄해.”“아가씨, 정말 죄송해요. 아가씨인 줄 모르고 무례하게 굴었어요. 분이 풀리시지 않으면 저를 때려도 좋아요. 정말 죄송해요!”김혜연은 사과하면서 연속 고개를 조아렸다. 온지유는 용서를 비는 김혜연을 바라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진심이 아닌 것 같은데?”“그럼 어떻게 해야 아가씨의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요? 아가씨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김혜연은 온지유 앞에 바짝 엎드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934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신무열이었다. 신무열은 싸늘한 표정을 짓고서 성큼성큼 들어왔다. 신무열이 눈짓하자 요한이 재빨리 김혜연을 끌어당겼다. 김혜연은 신무열이 화났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요한한테 끌려서 밖으로 나갔다. 온지유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김혜연을 쳐다보았는데 고귀한 백조처럼 그 자리에 도도하게 서 있었다. 신무열이 다가오더니 온지유한테 사과했다.“다 내 잘못이야. 지유야, 정말 미안해.”온지유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면서 말했다.“무열 씨 탓이 아니에요. 이곳으로 오겠다고 약속한 건 노석명 때문이잖아요. 그 계획을 언제부터 진행할 건지 알려줘요. 그것 말고 다른 일은 신경 쓰고 싶지 않거든요.”온지유는 이곳의 분위기에 휩쓸리기 싫었다. 그러자 신무열이 입을 열었다.“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밖으로 나가자. 우리가 같이 있는 걸 보면 노석명은 참지 못하고 조용히 따라오다가 습격하려고 할 거야.”뱀을 유인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했다.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래요. 급한 일이 아니면 우리 집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까 그 여자 말로는 Y 국 통치권을 나에게 준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온지유는 신무열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신무열은 온지유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어쩐지 온지유한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신무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법로와 확실히 통치권을 온지유에게 넘기겠다는 얘기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온지유와 상의하기 위해 물자를 지원하면서 호감을 샀지만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부하 때문에 들통날 줄 몰랐다.신무열은 화가 났지만 씁쓸한 마음이 더 컸다. 온지유가 그동안 겪어온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 해도 그 상처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지유야,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해.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로 너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까? 아버지랑 나는 네가 율인지 모르고 있었어. 이제야 알게 되어서 아버지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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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936화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온지유가 그의 가면을 힘껏 벗기려던 찰나, 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사람 잘못 보신 겁니다. 전...”“제가 잘못 알아본 거라면 당신이 저를 구한 이유는 뭐죠?”남자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온지유는 그의 말을 끊었다.온지유의 검은 눈동자는 남자를 주시하고 있었다.은색 가면을 쓴 남자는 얇은 입술만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한 쌍의 검은 눈이 가면 사이로 엿보였다.남자의 몸짓에 익숙함을 느낀 온지유는 단번에 그의 정체를 알아차렸다.이 순간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남자가 바로 여이현이라는것을.“나한테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뻔히 살아 있으면서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흘려보내고, 5년간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그 아이에 대해서도 제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대체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굴 수 있는 거야? 날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건데?”온지유는 마음속에서 울렁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녀는 여이현을 향해 미치광이처럼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딱딱하게 한마디 내뱉을 뿐이었다.“아가씨, 저는 정말 그 사람이 아닙니다. 임무가 있어서 Y국에 왔을 뿐이에요.”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온지유를 밀어내고 거리를 뒀다.떨어진 거리는 멀지 않았으나 온지유는 남자와 영원히 멀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190이 되는 키.그리고 익숙한 체형.그가 여이현이 아니라는 것을 온지유는 믿기 어려웠다.무슨 임무가 있었기에 하필이면 Y국에 왔고, 하필이면 온지유를 구해줬을까.온지유는 몸에 항상 권총을 지니고 있었다.이 총은 S국에 갔을 때 인명진이 손수 만들어준 것이었다. 하지만 늘 보호받아 왔던 온지유는 이 5년간 권총을 쓴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온지유는 권총을 꺼내 들고 남자의 발가에 한 발 쐈다.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다시 고개를 돌리자 온지유의 권총은 이미 자신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었다.온지유는 섬찟하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당신이 정말 여이현이 아니라면 난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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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손에 있는 일을 무턱대고 모두 남에게 맡기는 것은 너무 과한 부담을 주는 일이다.문지원은 비서를 사무실로 불렀다.“올해 25살이죠?”비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나이는 모두가 다 아는데 문지원 회장이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혹시 소개팅을 시켜주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비서는 고마웠지만 거절하며 말했다.“문 사장님, 저는 아직 젊어서 당장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전 당신더러 결혼하라고 하는게 아니에요.”문지원은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냥 평소에 잡다한 일들을 맡기고 싶어서요. 확인이 필요한 문서들은 평소에 굳이 내게 제출하지 않아도 돼요.”비서는 그 뜻을 이해했다.이건 곧 그녀에게 승진과 급여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문지원이 그녀의 의견을 확인한 후 급여를 조금 올려줬고 비서에게 몇 명의 적합한 인재를 추가로 모집해서 예비 인력으로 두라고 지시했다.“평소에 내가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보고하면 돼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녀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일정이 정리되자 문지원은 업무에서 상당 부분 해방되었다.예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일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되어도 일이 끝나지 않고 긴급 통지가 오면 또 회의를 위해 야근을 해야 했다.이제는 오후 4시 반쯤이면 일을 마치고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비서가 몇 명을 더 찾아서 양성해 두었기에 업무가 적절히 분배되어 모두 바빠 죽을 정도가 아니라 적당히 딱 맞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었다.그 덕에 문지원은 지석훈과 함께 결혼 후의 삶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되었다.지석훈도 이에 매우 만족해했다.“널 주려고 선물을 챙겨왔어. 들어가서 한번 봐.”그가 집 문 앞에 다가서더니 걸음을 멈췄다.문지원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안은 어두컴컴했다.“뭐 숨겨놨어요? 아직 불도 켜지 않았네요, 수상하게.”탁! 하며 불이 켜지자 거실의 모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0화

    문지원은 이 주제가 다소 위험하다고 느꼈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과 배석훈이 결혼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돼지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돼지가 뛰어다니 것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문지원은 그러면서도 반쯤 빚어놓은 만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에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희들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아이를 가져야지. 평소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단다.”문지원은 잔소리를 듣고 나서 나오니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시어머니는 문지원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거의 마음을 쏟아붓는 수준이었다. 비록 문지원의 집안 사정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혼수 때 오랜 세월 모은 돈으로 집 한 채를 사서 선물해 주었다. 사실 지석훈도 자기 집이 있었지만, 시어머니는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희 집도 너희의 것이지만, 이건 내가 어른으로서 선물하는 거란다.”게다가 그 집에는 문지원의 이름도 함께 올려져 있었다.그래서 시어머니의 출산 독촉에도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버텨야만 했다. 다행히도 시어머니는 어린 이들에게 엄격하게 구는 편은 아니었다. 만두를 빚을 때 한 번 그런 말을 했고 또 떠나면서도 지석훈을 불러 몇 마디 잔소리했다. 문지원은 그 모자간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돌아가는 길에 문지원은 약간 궁금해져 지석훈에게 물었다.“나갈 때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요?”“정말 알고 싶어?”“네.”그러자 지석훈은 문지원의 머리를 숙이게 한 후 그녀의 흩어진 머리칼을 살며시 넘겨주며 귀 옆에서 낮게 속삭였다.“우리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하셨어.”남자의 낮고 진한 목소리는 얼굴을 붉히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해 문지원의 귀가 금세 붉어지고 말았다.저녁이 되자 지석훈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문지원의 머리를 받치고 이마를 맞대며 낮은 숨소리를 내쉬었다. 문지원은 마치 파도 속에 잠긴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9화

    그 눈빛 속에서 조용히 터져 나오는 그 소유욕. 마치 옛 시대의 군벌과 그의 부인 같았다. 그리고 사진작가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운 없는 사람이 되어 몰래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는 자신의 상상에 자극받아 목소리가 떨렸다.“지석훈 씨,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봐주세요.”지석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진작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진작가는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그들은 여러 세트의 사진을 찍었고 찍은 사진들은 모두 문지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었다. 문지원은 모든 사진에 다 만족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었다.“대략 며칠 안에 나오나요?” 그녀가 물었다.사진작가는 답했다.“빠르면 이삼 일정도 걸릴 겁니다. 그때 완성된 사진들을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는데 혹시 두 분께서 응해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바로 아까 찍은 사진 중 몇 장이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진관 벽에 걸어두고 싶습니다.”문지원은 사진관에 들어올 때 봤던 사진 벽이 생각났다.“그 벽에 걸어두시겠다는 건가요?”“네.”사진작가는 그 벽은 사진관의 특별한 기념 및 홍보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잘 나온 사진들은 사진 주인에게 동의를 구한 뒤 동의하면 벽에 전시한다고 한다..문지원은 옆에 있던 지석훈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은데, 당신은요?” 지석훈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마음대로 하도록 해.”며칠 후 문지원은 사진작가가 보내온 사진을 받아 소중히 간직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 사진관 벽에 전시된 사진들이 곧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진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간 것이다.잘생긴 남성과 아름다운 여인의 조합과 최상의 촬영 기술 덕분에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네티즌들은 저마다 아아 소리를 냈고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마치 옛 시대의 군벌 부인 같다.”“완전 대박이다.”“3분 안에 그들의 모든 정보를 알고 싶다.” 하지만 이 모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8화

    문지원은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하지만 웨딩 촬영은 이미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섬에서 몇 세트 찍었고 그 후 결혼식 현장에서 또 몇 세트 찍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이번 촬영은 개인 예약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사진관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다.물론 사진관 이름에 걸맞게 예약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이 정도면 지석훈이 얼마나 큰 노력을 들여 예약을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웨딩사진만 찍는 데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하지만 문지원 역시 이런 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기에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랐다.“한번 보세요. 이건 저희가 예전부터 선보였던 스타일들이에요.”사진작가는 친절하게 앨범 한 권을 꺼내 보였다.앨범에는 이전 고객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있었고 모두 아름다웠다.이 사진관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정말 최고였다.문지원은 그중에서도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찍을 수 있을까요?”사진작가는 그녀가 가리키는 사진을 한 번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됩니다. 먼저 메이크업하고 옷을 갈아입으세요. 직원들이 촬영 스튜디오를 설치할게요.”옷은 사진관에서 준비한 것으로 하고 지석훈의 요구에 따라 전부 새 옷이었다.사실 문지원은 소품용 옷을 입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한 번 입었다가 나중에 벗으면 되는 거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안에 옷을 받쳐 입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석훈은 직업병이 발동했고 그런 건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급히 새 옷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원래 걸리던 시간에서 15분이 더 추가되었고 메이크업 등 기타 과정도 진행해야 했다.문지원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2시간이 지난 후였다.그러나 결과는 확실했다.곧은 치파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감쌌고 문지원은 옷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마치 지난 옛 시대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7화

    결혼 후 문지원은 휴가를 내서 신혼여행을 갈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요즘 지석훈이 거의 계속 병원에 머무르며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본의 아니게 한숨이 나왔다. 비록 이미 익숙해졌긴 했지만 실망을 감추기는 어려웠다.비서도 그녀에게 물었다.“문 사장님, 신혼여행 가고 싶지 않으세요? 제 동창 중 한 명이 며칠 전에 결혼했는데 요즘 여기저기서 신혼여행 정보를 알아보며 준비 중이에요. 신혼여행이 없는 결혼은 반은 실패한 거랑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제대로 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비서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했다.“그렇지 않으면... 문 사장님, 지 의사님이 일하시는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어쨌든 문지원은 요즘 정신이 산만하여 업무에 집중할 기색도 없었다.문지원은 비서의 시선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요 며칠 동안 집에 돌아와도 지석훈을 보지 못해 한참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을 깨달으며 약간 부끄러워졌다.“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기획서 한 부 복사해 가져다주세요.”점심 무렵, 문지원은 막 일을 끝내고 밥 먹으러 가려던 찰나, 핸드폰에 지석훈의 메시지가 떴다. 같이 밥을 먹자는 메시지에 문지원은 미소를 지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문지원은 재빨리 열쇠를 챙기고 회사를 떠났다. 지석훈은 그녀를 새로 오픈한 가게로 데려갔다.식사를 마친 후 문지원은 지석훈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병원에 다시 돌아갈 거예요?”“응?”지석훈은 눈썹을 치켜들며 고의적으로 물었다. “내가 돌아가길 바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순간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지석훈이 자신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길 바랐는데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업무에만 매달려 밤에야 겨우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는 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지석훈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6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지석훈은 항상 선을 지켰지만 오늘 밤엔 조금 달랐다. 그는 그녀를 침실에서 욕실로 다시 침대로 옮겨가며 몸 곳곳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문지원은 여전히 몸속 깊이 스며든 감각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예상대로 휴가를 냈고 이틀이 지나서야 회사에 다시 나왔다.회사 사람들은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문지원이 출근하자 하나같이 말했다.“문 사장님, 결혼 축하드려요.’문지원은 무려 사흘이나 결근했지만 다들 그 사흘 동안 무얼 했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짐작이 갔다.분명 부부 생활이 아주 좋았겠지, 아니었으면 일까지 내팽개치고 안 나왔을 리가 없다.문지원은 직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얼굴을 들 수도 없어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지난번에 당한 적이 있었던 터라 문지원은 이제 출근 전에 거울 앞에서 꼼꼼히 점검했다.몸에 키스 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회사를 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 흔적들을 들켰을 경우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문지원이 예상치 못했던 건 며칠 지나지 않아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이 회사로 배달됐다는 것이다.문지원은 처음에 여울이 보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물어보니 아니었다.택배 상자의 외관을 살펴봐도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아 더욱 수상했다.“이거 가져온 사람이 누가 보낸 건지 말했어요?”문지원이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로비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두고 바로 가버렸어요.”문지원은 뭔가 직감적으로 찜찜한 마음이 들어 그 택배를 챙겼고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상자를 열었다.그 안에는 브로치 하나와 축하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문지원은 축하 카드를 집어 들어보니 카드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결혼 축하해요.”글씨체는 아주 정갈하고 예뻐 여성의 필체 같았다.그녀는 곧바로 짐작이 갔다.문지원은 그 브로치를 지석훈에게 보여주자 그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아무 말 없이 브로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5화

    여울은 아직 최주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주하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문지원이 알기로 여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결국 받아들이게 되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몰랐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도 괜히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게다가 얼마 전 지석훈이 슬쩍 귀띔하듯 말했다.“며칠 전에 여울 씨가 병원에 재검진받으러 왔는데 주하가 데리고 왔었어.”그 말을 듣고 문지원은 혀를 끌끌 찼다.평소에 말도 없고 조용하던 여울이 은근히 비밀 많은 타입이었던 모양이었다.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다음 달 중순이 되었다.지석훈은 아예 와인 농장을 통째로 빌려 며칠에 걸쳐 그곳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놓았다.결혼식을 올릴 장소는 바로 거기였다.그 와인 농장은 웬만한 호텔 못지않게 컸고 내부에는 수년간 숙성된 고급 와인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고 결혼식 날 손님들이 오면 바로 꺼내어 대접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들은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진 않았다.이건 문지원이 원한 방식이었다.그녀는 온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는 그런 결혼식보다는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서 조용히 축하받는 걸 선호했다.행복은 굳이 남들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그런데 결혼식이 한창일 때 지석훈이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프러포즈했다.해변에서 했던 프러포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였다.“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예전엔 내가 사랑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렸던 순간이 많아. 이제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앞으로 남은 인생...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그의 말이 끝나자 하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문지원은 무대 위에서 입을 손으로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식이 끝날 무렵, 문지원은 멀리서 검은색 카이엔 SUV가 그녀의 친구 여울을 데리러 오는 걸 보았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예상대로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최주하였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4화

    문지원은 문득 자신이 계획에 철저히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처음부터 계획한 거죠?”“응.”지석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사실, 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오래전부터 숨겨온 것이었다....해변에서의 프러포즈 이후 문지원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가 생겼다는 점이었다.이 반지는 지석훈이 특별히 맞춤 제작한 것이었다. 그녀는 우연히 그의 휴대폰을 보다가 두 달 전에 이미 주문이 들어가 있었다는 구매 기록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접한 지석훈의 부모님은 곧바로 혼인신고부터 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지원은 우연히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고 타이르는 말을 듣게 되었다.“네 아빠랑 난 애초에 너한테 기대도 안 했어. 하루가 멀다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니 너 같은 애한테 누가 시집오겠나 싶었거든. 그런데 다행히 네가 능력 있어서 지원이 같은 좋은 아이를 데려왔으니 얼른 확실히 붙잡아야지. 빨리 혼인신고부터 해. 나중에 그 아이가 너 버리고 떠나버리면 그땐 어디 가서 울어도 소용없어!”문지원은 그 대화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신기한 건 지석훈이 워낙 점잖고 진지한 사람이어서 집안 분위기도 매우 조용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퇴직해 한가로운 성격으로 매일 독서나 산책을 즐기는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어머니는 젊었을 때는 커리어 우먼이었고 호탕한 성격으로 남편에게 엄격하면서도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었다.두 분 모두 차분한 듯하면서도 내면에 장난기를 숨기고 있는 아들을 낳을 것 같진 않았는데 이게 바로 유전자의 신비인가 싶었다.하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그녀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문지원도 안심했다. 확실히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한편 문지원의 아버지는 지석훈과 따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정확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몰라도 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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